보호자에 집착하는 성인 분리불안 환자들

2017.07.31 09:06 입력 2017.07.31 09:11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분리불안’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엄마 껌딱지라는 별명처럼 엄마가 자기 곁에서 조금이라도 떠날까봐 아이가 심한 불안을 느끼는 걸 말합니다. 보통은 어린이집이나 학교를 처음 갈 때 불안증으로 나타납니다.

학교 가는 건 물론이고, 화장실도 혼자 못가고,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자다보니 보호자도 너무 힘듭니다. 그런데, 이런 분리불안이 성인들에게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심지어 노년기에도 분리불안이 몸의 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들이 꼭 ‘엄마’를 찾는 한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나, 연인, 배우자, 자식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자신이 가장 애착을 느끼고 심적으로 의존하는 대상과 멀어질 때 우울, 불안 형태로 발생합니다.

성인들은 신체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면증이나 두통, 식욕저하, 공황장애, 우울증 등으로도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검사를 해도 원인조차 알 수 없고, 치료를 받아도 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분리불안에 의한 2차적 신체증상인데, 이를 모르고 계속 엉뚱한 검사만 하거나 신경안정제만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이런 병이 심해지고 덜해지는 것이, 바로 자신의 애착대상과 분리불안을 느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겁니다.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194화에서는 성인 분리불안으로 인한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 여러 연령층의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두통과 식욕부진 때문에 내원한 30대 여성 ㄱ씨는 뇌 검사까지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게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밥을 두어 숟가락만 먹으면 속이 꽉 체해버립니다. 그래서 속이 답답해서 더 이상 밥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40kg 후반이던 몸무게가 40 초반까지 빠져버렸습니다. 밥을 제대로 못 먹으니 기운이 없고, 네 살 난 아이 돌보는 것도 너무 힘듭니다. 오전에는 어린이집에 보냈다가, 오후에는 이웃에 사는 시어머니가 와서 돌봐주는데도 너무 힘듭니다.

나타나는 신체증상들을 ㅤㅉㅗㅈ아서 내과, 신경과, 이비인후과 등 여러 병원을 다니며 검사도 받고 치료도 했지만 차도가 없습니다. 정말, 아무 이유도 없이 병이 생긴 걸까요? 바로, 남편에 대한 애착불안, 분리불안 때문이었습니다.

남편은 3개월 전 보직이 변경되면서 지방에 혼자 내려가 있게 됐습니다. 주말에도 워낙 일이 많아 2-3주에 겨우 한 번 올라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ㄱ씨 병이 심해진 시점이 대략 3개월 전부터였다고 합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겁니다.

이처럼, 성인 분리불안은 처음에는 신체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어지는 형태로 나타나지만 그 이면에는 애착과 분리, 의존과 독립 과정에서 생긴 심리적 상처 때문에 모든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랑과 자립’을 배타적 관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즉,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려면 약해져서 의존적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반대로, 내가 독립적이 되면 상대는 나를 홀로 남기고 떠나가 사랑받지 못한다는 이분법적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성인 분리불안에 따른 다양한 상황들을 심통부리기 194화에서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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