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네 생각이 났어” “밥은?” 생각만 말고 어떤 말이든 건네세요

2018.06.19 20:47 입력 2018.06.19 20:48 수정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1만3092명(연간 자살사망자 수·2016년), 25.6명(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 35.8명(하루 평균 자살사망자 수), 5.2%(청소년 자살생각 경험 비율), 5.1%(성인 자살생각 경험 비율)….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한창수 고려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밝힌 이상의 수치들은 한국이 ‘자살공화국’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째 국내 자살률이 감소 추세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여전히 ‘부동의 1위’이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한창수 센터장은 “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주변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면서 “단순히 ‘괜찮겠지…’ 생각하지 말고 자주 ‘괜찮니?’라고 물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작은 관심 하나가 어려움에 처한 주변의 마음을 보듬고,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소중한 생명을 구하며, 사회·국가적으로 생명존중 의식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아주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즉 ‘한마디의 말로 시작된 나의 작은 관심이 자살 예방의 시작’이며 “괜찮니?”라고 묻는 관심의 표현이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꼭 심오한 내용이 아니라 “괜찮아?, 밥은 먹었어?, 차 한잔 하자, 비 온다고 하니 우산 챙겨…” 정도만으로도 놀라운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 착안해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2016년 8월부터 ‘괜찮니? 에어키스(Air-kiss)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주변인에게 관심을 표현함으로써 서로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릴레이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120명이 넘는 의료인, 교육자, 음악·예술인, 기업인, 변호사, 방송인, 탤런트, 영화배우, 개그맨, 정치인 등 각계각층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사람들이 에어키스 캠페인을 진행했다. ‘괜찮니.com’ 사이트에는 주요 동영상을 게시해 놓았다. 참가자가 자기소개를 한 뒤, 안부를 전할 사람을 지정해 안부 메시지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허공에 키스를 날리는(에어키스) 동작을 하는 3단계로 동영상이 구성된다. 또한 일반인을 포함해 원하는 누구나 에어키스 캠페인 참여가 가능하다.

“누군가 건네는 관심의 표현과 한마디 위로는 희망과 용기를 살리는 시발점이다. 자살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며, 이웃과 사회와 기업·국가가 힘을 합쳐 피하고 이겨내야 할 과제이다.”

이 같은 사실은 경향신문이 중앙자살예방센터·한국자살예방협회와 공동으로 지난해 4월부터 1년이 넘게 연재한 ‘지금! 괜찮으십니까-생명존중 캠페인’ 시리즈를 관통한 주제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인사를 건네보세요.”(영화배우 겸 탤런트 박보검씨)

“어려운 때이지만, 생각하는 대로 가는 것 같아요. 밝은 생각을 하면 밝은 쪽으로 가고, 어두운 생각을 하면 음지 쪽으로 갑니다.”(개그맨 지상렬씨)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가족과 함께 의논하시고 가족이 좀 더 신경을 써준다면 다 괜찮아지실 겁니다.”(노사연·이무송씨 부부)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장(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막다른 삶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소외감은 삶의 의지마저 사라지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정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기, 마음을 열고 상대의 고충을 들어주기, 잘 지내고 있는지 관심을 보이는 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과 위기를 같이 나누고 함께 극복하려는 마음 자세와 행동 같은 것들이 소중한 시대에 우리는 더불어 살고 있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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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자살예방협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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