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분만 vs 제왕절개, 미리 결정하지 마세요

2021.03.24 17:28 입력 헬스경향 김보람 기자

[성교육으로는 몰랐던 임신과 출산] ②분만 종류와 선택

자궁근종수술경험·전치태반 등
자연분만 불가능할 때만 수술 권장
회복속도·출혈 및 마취위험↑
출산3대 굴욕도 필수 아냐

임신과 출산에 대한 올바른 정보는 재생산권(출산을 위한 행위를 여성 스스로 결정할 권리)보장을 위한 출발입니다. 하지만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성인 1840명 중 ‘성인이 된 이후 최근 3년 동안 임신과 출산에 대한 성교육을 받은 적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73.3%였습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산전부터 산후까지 전 과정에 걸쳐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응원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는 분만법의 종류입니다. <편집자 주>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전문의와 상의하에 자신에게 적합한 분만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대략 임신 30주 이후에는 산전진찰로 태아와 산모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분만법을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산모들은 진통, 부작용 등 분만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앞선다.

■평균출산연령 증가로 제왕절개비중↑

우리나라는 제왕절개비중이 높은 편이다. 보건복지부 ‘OECD보건통계 2019년’에 따르면 제왕절개건수는 출생아 1000명당 451.9건으로 OECD국가 중 두 번째다. OECD평균은 265.7건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왕절개술을 권하며 그 비율은 전체산모의 10~15%가 적절하다고 본다..

국내 제왕절개비율이 높은 이유는 평균출산연령(2020년 첫째 출산 기준 32.3세)이 증가했기 때문. 또 자연분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영향을 준다. 강남차여성병원 산부인과 김수현 교수는 “최근 자연분만이 가능해도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산모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자연분만과 제왕절개수술의 장단점을 잘 알아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결정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제왕절개 vs 자연분만

제왕절개가 자연분만보다 안전하거나 산모와 태아에게 꼭 이롭지는 않다. 오히려 자연분만이 제왕절개보다 회복속도가 빠르다. 평균회복기간은 자연분만 2~3일, 제왕절개 5~7일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편차는 있다. 이밖에 자연분만은 제왕절개보다 출혈이 적고 아기와 관계를 일찍 맺을 수 있다. 또 마취문제가 생길 위험도 낮다.

제왕절개는 원칙적으로 자연분만이 불가능한 경우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제왕절개수술 또는 자궁근종제거수술 등 자궁근육층 수술경험이 있는 경우 ▲태아위치 이상 ▲전치태반(태아가 나오는 자궁입구를 태반이 막고 있는 상태) ▲난산으로 분만이 어려운 경우 ▲태아곤란증(태아가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뇌손상, 호흡곤란 등을 겪는 현상) 등이다.

김수현 교수는 “제왕절개는 자연분만에 비해 모성사망률(태어난 아이 10만 명당 임산부 사망수)과 질병발생률이 높은 반면 분만 중 신생아손상위험도는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술발달로 부작용위험도 크게 감소했다. 오히려 긴급사태에서는 가장 안전한 분만법이 될 수 있다.

■임산부 3대 굴욕, 꼭 해야할까?

회음부절개, 제모, 관장은 출산 시 임산부의 ‘3대 굴욕’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분만에 대해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산모도 많지만 필수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상태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회음부절개는 분만 시 회음부가 불규칙하게 찢어지거나 항문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회음부가 잘 이완돼 머리가 나오는 데 문제없다면 꼭 절개할 필요는 없다. 김수현 교수는 “아기의 머리가 오래 끼어 있거나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 회음부의 열상 정도가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절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제모는 세균감염을 방지하고 분만 후 상처봉합을 위해 필요하다. 봉합해야하는 부분만 제모하며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관장은 태아의 감염위험을 줄일 수 있다. 분만 시 힘을 줄 때 아기의 머리가 장을 밀어 대변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태아가 대변 속 세균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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