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명물’ 흰고래 벨루가, 관람객 과잉행동에 ‘몸살’

2012.07.31 21:48
여수 | 나영석 기자

멸종위기에 있는 세계적 희귀종인 벨루가(사진)가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흰고래의 일종인 벨루가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아쿠아리움에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명물이다.

여수박람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동석)는 “환경에 민감한 벨루가가 관객들이 마구 터뜨리는 카메라 플래시 불빛과 시선을 끌기 위해 수조를 마구 두드리는 소음 유발 행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조직위가 최근 저가입장권 남발과 여수시민 무료 행사를 열면서 ‘적정관람 인원’을 무시한 채 많은 관객을 입장시켜 벨루가의 스트레스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엑스포 명물’ 흰고래 벨루가, 관람객 과잉행동에 ‘몸살’

아쿠아리움 관계자는 “하루 적정 관람인원이 2만명인데도 조직위가 최근 관객들의 민원을 피하기 위해 최대 3만명까지 입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객 가운데 한 사람이 먼저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손바닥으로 수조의 벽을 쳐 벨루가를 부르면 주변의 관객이 삽시간에 수조 벽을 두들기는 행위를 따라한다”고 전했다.

아쿠아리움 측은 벨루가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관객의 행위를 막기 위해 운영요원을 늘리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밀려드는 관객들의 과잉 행동을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수 한화아쿠아리움에는 종 보전과 연구를 위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1~3살배기 벨루가 세 마리가 있다. 벨루가는 세계적 멸종 위기종으로, 국내에서 이곳에 유일하게 있다.

벨루가는 조용한 환경을 즐기며 ‘카나리아’ 울음소리와 같은 노래를 하여 ‘바다의 카나리아’로도 통한다.

최상웅 한화 아쿠아리움 생물팀장은 “벨루가가 지속적으로 플래시 불빛에 노출될 경우 동공의 수축으로 인해 동공 개폐를 조절해주는 근육이 느슨해지고, 망막에 자극을 줘 벨루가의 시력형성에 방해가 될 우려가 높다”며 “관객들이 어린 희귀종의 보호차원에서 과잉 행위를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 아쿠아리움 측은 격주 월요일마다 벨루가의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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