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방치된 인천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또 사업연장되나

2023.02.23 15:47

4년째 건설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인천 미단시티 복합리조트.|경향신문 자료사진 이미지 크게 보기

4년째 건설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인천 미단시티 복합리조트.|경향신문 자료사진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에서 들어서기로 한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또 사업기간 1년 연장을 신청했다. 이번이 네번째 연장 신청으로, 건설 공사는 4년째 중단돼 있다. 정부는 사업기간을 연장할 때마다 자금조달 계획과 이행 여부 등을 걸고 조건부 승인했지만 시행사 측이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서 향후 승인 연장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푸리그룹 한국법인인 RFKR은 인천 미단시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을 위해 지난달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2024년 3월17일까지 사업기간 1년 연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RFKR은 지난해에도 투자금 5% 증액 등을 이유로 사업기간 2년 연장을 신청했지만 문화부는 2023년 3월17일까지인 1년만 연장해줬다. 당시 문화부는 RFKR에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2023년에는 사업기간을 연장해주기 힘들다”고 못 박은 바 있다. RFKR은 이번에 사업연장을 받지 못하면 2014년 국내 처음으로 사전적격심사를 통해 받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예비허가가 취소된다.

푸리그룹은 중국 부동산개발업체다. 7억 달러를 투자해 미단시티 3만8365㎡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입주할 750실 특급호텔과 공연장·컨벤션 등 복합리조트를 짓고 있다.

27층 높이의 복합리조트는 2018년 착공했지만, 24층까지 뼈대만 올라간 채 2020년 2월 공사가 중단됐다. RFKR가 쌍용건설에 공사비 등 300억원을 지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미단시티 복합리조트는 쌍용건설의 유치권 행사로 공정률 24%에 멈춰있다.

미단시티 복합리조트는 당초 2018년 준공 예정이지만 2016년 사업자 변경 이후 2018년과 2021년, 2022년 사업변경을 통해 사업기간을 연장했다. 그러나 카지노와 특급호텔 운영사업자 선정 등 연장 조건은 현재까지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문화부의 사업기간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사를 재개해 복합리조트를 준공하려면 최소한 15개월 이상이 걸린다. 문화부로서는 2026년 개장 때까지 계속 1~2년마다 사업기간 연장을 반복해야 한다.

RFKR 관계자는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은 중국 리포그룹이 시작해 미국 시저스로 이전됐고 푸리는 나중에 합류했다”며 “리포와 시저스는 사업성이 없다며 떠났지만 푸리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예치금을 한 푼도 빼지 않았다. 문화부의 카지노 사전 심사위원회에 참석해 사업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피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다음달 초 전문가들로 구성된 카지노 사전 심사위원회를 꾸려 RFKR 사업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지난해 1년 연장 조건을 이행했는지 여부 등을 검토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미단시티 복합리조트는 외자 유치를 구실로 국방부 ‘특혜’를 받기도 했다. 미단시티 바로 뒤편 금산 정상에 있는 공군 미사일 레이더기지 때문에 대공방어 협조구역으로 지정돼 100m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수 없다. 그러나 푸리그룹에 토지를 판 인천도시공사는 국방부와 협의를 통해 68억원을 들여 산 정상에 있는 미사일 레이더기지에 높이 49m 콘크리트 건축물을 지어 올리고 이 복합리조트를 150m(27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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