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온 편지 “혁명 위해 목숨 바칠 준비…지지와 연대를”

2021.03.28 15:39 입력 2021.03.28 16:05 수정

미얀마 국민들을 이끌고 있는 민주화운동가 민코나잉이 5·18기념재단에 보낸 편지. 5·18기념재단 제공

미얀마 국민들을 이끌고 있는 민주화운동가 민코나잉이 5·18기념재단에 보낸 편지. 5·18기념재단 제공

“이 혁명의 성공을 위해 우리는 기꺼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부디 이 편지를 전 세계 시민들과 공유해 주십시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이끌고 있는 민주화운동가 민코나잉(59)이 5·18기념재단에 편지를 보냈다. 지난 23일 작성된 A4용지 2장 분량의 자필 편지는 5·18기념재단 국제연대부 관계자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달됐다.

민코나잉의 편지는 지난 2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봄 혁명 희생자 추모 전국 공동행동’에서 공개됐다. 그는 “2월 초부터 (23일까지) 250명이 넘는 영웅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사망자 또한 많다”면서 “2500명∼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체포됐다”며 미얀마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에 대해 “1962년 3월2일 군부 쿠데타 시기부터 집계한다면 혁명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던진 사람 수는 훨씬 많다”면서 “1962년과 1969년·1974년·1975년·1988년에 걸쳐 꾸준히 진행된 항쟁의 연장”이라고 했다.

미얀마 국민들이 5·18민주화운동으로부터 용기와 교훈을 얻었다고도 했다. 민코나잉은 “5·18 당시 한국의 학생·국민들의 용기와 투지가 부러웠다. 미얀마의 1988년 항쟁 때 5·18이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됐다”면서 “이번 미얀마의 봄 혁명을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의 희생 없이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여러분의 연대와 지지가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면서 “미얀마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스스로 지켜내겠다는 다짐으로 모든 역랑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민코나잉은 1988년 미얀마 ‘8888 항쟁’과 2007년 ‘샤프란 항쟁’을 주도하며 수차례 투옥됐다. 2009년 광주인권상을 수상했으며 석방된 이후인 2012년 광주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자 그는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모투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민코나잉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방향과 저항 방식 등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의 안전한 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국민들을 지지하는 연대집회는 광주를 비롯해 서울과 대구, 충남,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열렸다. 1945년 3월27일은 미얀마 국민들이 일본제국주의에 반발해 범국민적인 저항운동을 시작한 날이다. 군부는 1960년 이날을 ‘미얀마 군의 날’로 변경했지만 많은 국민들은 ‘저항의 날’로 부른다.

광주 집회에서는 참석한 시민들이 미얀마의 희생자들을 위해 붉은색 장미를 헌화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미얀마에선 숨진 사람에게 붉은 꽃을 바치는 풍습이 있다.

같은 시각 대구에서는 2·28기념공원에서 150여명이 모여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며 희생자를 기렸다. 경남 창원에서도 28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열렸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