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대표 “유재수, 오피스텔 등 먼저 요구”

2020.02.26 19:15 입력 2020.02.26 21:21 수정

유 ‘뇌물 혐의’ 첫 공판 증언

“이후에 금융위 표창장 받아”

자산운용사 대표 “유재수, 오피스텔 등 먼저 요구”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사진)이 항공권, 동생의 채용 등을 먼저 요구했다는 자산운용사 대표의 증언이 나왔다. 금융위는 이후 이 자산운용사에 표창을 줬다. 유 전 부시장 측은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부인해왔다.

2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손주철)는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 전 부시장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자산운용사 대표인 최모씨가 이날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씨는 유 전 시장이 부탁해 2015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오피스텔을 임차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당시 세종시에서 근무하던 유 전 부시장이 서울로 올라오면 마땅히 잘 곳이 없다고 해 얻어줬다”며 “유 전 부시장이 청담동이 낫다고 해 부하직원을 통해 구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보증금과 월세는 모두 자신이 납부했다고 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유 전 부시장이 2017년 1월쯤 최씨에게 동생의 이력서를 건네주며 취업시켜달라고 해 동생이 최씨 회사의 경영지원팀 차장으로 채용됐다고 적시했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이 직접 동생의 이력서를 건네주며 채용을 검토해달라고 했다”며 “인사담당 임원에게 채용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의 부탁이 없었다면 채용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최씨의 자산운용사는 2017년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았다. 최씨는 “유 전 부시장이 그해 여름쯤 ‘신생 기업이니까 도움이 될 것’이라며 표창 이야기를 꺼냈다”며 “유 전 부시장이 말했기 때문에 공적 조서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금융위에 보냈다”고 증언했다.

항공권과 골프채를 제공하고 유 전 부시장의 저서 수백권을 구매한 것 역시 유 전 부시장이 먼저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씨는 금품을 제공한 이유에 대해 “금융업에 처음 진출한 제게 당시 고위 공무원인 유 전 부시장이 많은 경험을 들려줬다”며 “나중에도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 측은 지난 3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금품수수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검찰은 금융업계 관계자 4명으로부터 495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유 전 부시장을 지난해 12월13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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