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TF(태스크포스) 전문·자문위원회 위원 22명 중 17명이 TF 팀장인 서지현 검사의 사직 사태에 항의해 18일 집단 사퇴했다. 이들은 “검찰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범죄자 뿐이라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서 검사를 두려워할 만한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위원회 노력과 활동의 가치를 가볍게 여기고 명확한 이유 설명도 없이 우리와 함께 일하던 서 검사를 쫓아내듯 한 법무부의 행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고 회의감 역시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묻고 싶다”며 “새 법무부 장관이 임명된다고 해서 인권보호와 범죄예방이라는 법무부의 역할이 바뀌는가. 피해자들의 고통스럽고 열악한 상황에 그냥 변화가 오는가”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 내 성폭력을 고발해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 검사를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과 디지털 성범죄 TF 팀장으로 발탁했다. 서 검사는 한 장관의 취임 전날인 지난 16일 오후 4시쯤 법무부 검찰국이 ‘오는 17일자로 원래 소속 검찰청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고 통보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서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짐쌀 시간도 안 주고 모욕적인 통보를 하는 것의 의미가 명확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적었다.

위원들은 서 검사에 대한 복귀 통보가 ‘파견 업무의 유지 필요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법무부의 입장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들은 “위원회 활동기한이 3개월 정도 남아 있고 위원회 스스로 활동 종료를 선언하거나 간사(서 검사)에 대한 복귀 필요성 등을 전혀 건의한 바 없는 상태에서 궁색한 변명으로만 들린다”며 “새로운 법무부 장관 임명이 임박한 이 시점에 서 검사에 대한 갑작스러운 인사조치는 새 법무부 장관 취임 직전 ‘쳐내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위원회 전문위원과 자문위원 17명은 부당함을 알리면서 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법무부 장관은 우리 위원회의 권고안을 기초로 디지털성범죄 등 성범죄로부터 고통받는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고 구제하는 개선방안들을 추가로 발굴하고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