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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영입 1호 변호사’ 만든 커뮤니티 보니…여성혐오·모욕성 표현 여전

2024.01.09 15:39 입력 2024.01.09 15:56 수정

2011년 법조인 커뮤니티 ‘로이너스’ 개설

게시판선 동료 변호사에 “매변노” 등 비난

법조계, 운영진이 혐오 발언 방치 지적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입당 및 영입 환영식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인 박상수 변호사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1호 영입 인재인 박상수 변호사가 운영하던 법조인 커뮤니티에 극단적인 여성 혐오 발언과 동료 변호사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다수 게재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국민들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 극단적인 혐오의 언행을 하는 분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정작 1호 영입 인재인 박 변호사가 커뮤니티 운영자로서 혐오 발언을 방치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변호사는 해당 커뮤니티 운영진에서 물러난 상태이며,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은 선에서 회원들의 혐오 발언을 규제해왔다고 밝혔다.

로이너스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 및 로스쿨 재학생 2만여명이 가입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박 변호사가 2011년 11월 개설했다고 한다. 해당 커뮤니티의 회원가입 창에는 박 변호사가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및 운영자’로 기재돼 있다. 이 커뮤니티는 2018년 2월 서지현 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검찰 내 미투(Me too·나도 성추행 피해자)’ 국면에서 “여자=잠재적 성매도충” “여자는 잠재적 영아 살인범” 등 극단적 여성 혐오 발언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로이너스에는 지난달까지도 여성혐오성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출산율 관련 게시글에서 “페미니즘은 공산주의 같은 것으로 경쟁에 도태된 사람들이 공산주의에 찬동(한다)” “이쁜 여자는 페미니즘을 하지 않는다” “30살 전에 결혼 못하고 아기 안 낳으면 남녀불문 아오지 탄광으로 보내야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로이너스 이용자인 현직 변호사 2명이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들을 포함한 변호사 총 5명은 2021년 9월 로이너스 게시판에서 온라인 법률서비스플랫폼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매변노” “토착왜구”라고 비난하고 로톡 운영사가 정부에 로비해 지원을 받았다는 허위사실 등을 기재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2022년 10월 변호사 5명 모두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이들 중 2명을 약식 기소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변호사를 비롯한 전·현 운영진이 혐오 발언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너스 회원인 변호사 A씨는 9일 “로이너스에는 게시글이나 댓글에서 성적, 정치적으로 자극적인 표현들이 난무하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이용을 꺼리고 있다”며 “종종 특정인을 비난하는 게시글도 올라오는데, 피해자가 고소해도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처벌하기 어려운 탓에 통제가 안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법조계 관계자 B씨는 박 변호사 영입이 한 위원장이 밝힌 ‘극단적 혐오 언행 강경 대응’ 기조와 상충된다고 했다. B씨는 “로이너스 운영자 중 한 명인 박 변호사는 해당 커뮤니티에서 ‘개인정보 보호자’ 직책을 맡은 이력이 있다. 커뮤니티 혐오표현 논란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당에서 극단적 언행 배척 입장을 내놓은 상황에 박 변호사 영입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이 올린 게시물을 임의로도 삭제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도 있는 만큼, 커뮤니티 내 게시물을 무단으로 삭제할 경우 역으로 운영진들이 고소·고발을 당할 수 있다”며 “그래서 로이너스 운영진들은 ‘블라인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특정 게시물에 회원 신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면 해당 게시물 접근을 차단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로이너스는 법조인들이 익명으로 고충을 폭로 및 공론화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며 “실제로 (성비위) 판사가 징계까지 받은 사안도 있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작년 상반기에는 로이너스 운영진 직을 내려놨다”며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공간에서 운영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할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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