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女高 집단식중독 원인은 ‘조리용 에어컨’

10개월간 위생점검 안받아

지난 5월 경북의 한 여자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의 원인이 조리에 쓰이는 에어컨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4일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실에 제출한 역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월 경북 상주시 ㅅ여고에서 발생한 집단 설사사고는 이동식 에어컨을 통해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오염된 음식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당시 이 학교 학생과 교사, 직원 등 591명 가운데 147명이 원인모를 설사에 걸렸다. 곧바로 역학 조사팀이 파견됐고 환자들의 가검물과 음식에서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됐다.

그러나 조리기구 등에서는 식중독균이 나오지 않았다. 똑같은 식재료를 공급받았던 다른 학교에서도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상수도도 이상이 없었다.

조사팀은 일주일간의 조사 끝에 주방에서 음식물을 식히는데 쓰이는 이동식 에어컨을 원인으로 추정했다. 이 에어컨은 나물종류 등을 삶은 뒤 양념을 넣어 무치기 전에 사용됐다. 가정용 에어컨과 달리 원통모양의 관으로 음식물에 직접 바람을 쏜다. 식중독이 발생한 날에도 가지무침과 열무무침 조리과정에 쓰였다.

그러나 이 에어컨은 지난해 7월 학교가 직영급식을 시작할 때부터 사용됐음에도 불구하도 10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위생관리와 정기점검을 받지 않았다.

조사팀은 보고서를 통해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이동식 에어컨 내에서 아포를 형성하고 있다가 음식을 식히는 과정 중 직접적으로 균이 뿌려져 전파되고 음식섭취자들에게 설사형 식중독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질병관리본부와 식약청은 이번 집단 식중독의 발생 원인·감염 경로 등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으니 모든 식중독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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