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시청률 초조한 종편 선정성 경쟁”

2012.01.17 21:51 입력 2012.01.18 11:46 수정
백인성 기자

‘조·중·동 방송 한 달’ 토론회

종합편성채널이 0%대 초반에 불과한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이념 편향·선정적 방송에 매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편 출범 당시 내세운 미디어 일자리 창출과 외주제작사와의 상생, 프로그램 다양성은 이미 퇴색했다.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모니터링팀장은 17일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가 공동으로 주최한 ‘조·중·동방송 한 달을 말한다’ 토론회에서 주제발표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12월1일 개국한 4개 종편의 시청률은 기존 지상파 방송 시청률의 20분의 1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시청률을 확보하기 위해 이미 일부 종편이 영화정보 프로그램에서 영화 속 성관계 장면을 그대로 소개하거나, 비정상적인 부부관계와 폭력행위를 보여주는 선정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시청률조사업체 티엔엠에스 조사를 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종편채널 4곳의 평균 시청률(유료가입가구 기준)은 jTBC가 0.42%, MBN이 0.34%, TV조선이 0.32%, 채널A가 0.30%로 나왔다. 새해 들어서는 4개 채널이 전부 0.4% 이하였다. 같은 기간 YTN은 0.81%, tvN은 0.49%를 기록했다. 각 종편사업자들은 개국 당시 최소 1%부터 많게는 5%의 시청률을 예상했었다.

토론자로 참여한 양재일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대표는 “향후 종편들의 약탈적 광고 영업과 방송통신심의위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선정적 프로그램 편성이 노골화될 것”이라며 “국민들이 꼭 보려 하는 국가대표 스포츠 독점중계권을 서로 연합해 따내려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종편이 차별화로 내세웠던 보도기능도 역량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언련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의 시사·보도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 종편의 주말 생산 뉴스는 8~10건에 그쳤다. 이 중 절반이 앵커 단신프로그램으로 종편 뉴스의 편성시간은 15~20분 정도에 그쳤다. 지상파 방송인 MBC의 주말 뉴스 건수는 평균 20건이었다.

종편이 약탈적 광고 영업에 나서면서 미디어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도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영묵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나 제약업계 등에 집중적인 광고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면서 “파이가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자원이 풍부한 쪽만 살아남는 제로섬 게임이라면 지역매체와 케이블TV 채널 등 약한 고리부터 가장 먼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정부가 운영하는 KTV·국회방송은 종편 출범 후 2~25번대 채널에서 90번대 채널로 밀려났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출범 당시 제시됐던 2만2000여개의 일자리는 허구에 불과했다”며 “프로그램 재방송 비율이 45%에 달해 다양한 미디어환경 조성도 실패한 단순한 돈벌이용 채널”이라고 말했다.

방정배 방송독립포럼 공동대표는 “언론 미디어는 수용자층의 언론권을 위해 출발하며 기존 방송이나 신문이 수행할 수 없는 기능을 행사하는 보완적인 기능을 행사해야 하지만 종편에서 이 같은 기능은 퇴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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