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조폭-야쿠자 연계 심각’

2002.08.04 18:14

국내 폭력범죄단체가 일본 폭력조직인 야쿠자의 도움을 받아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한국인 범죄조직과의 연계를 모색하는 등 국제범죄단체로 변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 교통과장 박건찬 경정(36·경찰대 4기)이 최근 일본 도쿄도립대 법학부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한·일 조직범죄의 실태와 법적대응에 관한 비교’에 따르면 일본 야쿠자는 자국에서의 활동이 어렵게 되자 한국을 새로운 활동무대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야쿠자는 일본에서 1992년 ‘폭력단대책법’이 제정된 이후 활동이 어렵게 되자 새로운 무대로 한국을 선정,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폭력조직들도 90년 10월 ‘범죄와의 전쟁’ 이후 검거 대상에 오른 주요 수배인물들이 일본으로 피신, 야쿠자와 연계하면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논문은 일본 야쿠자는 자국에서의 좁아진 활동무대를 한국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고, 한국 조폭들은 야쿠자와 결탁해 조직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활동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특히 국내 조폭은 서방파·양은이파·OB파 등 3대 패밀리가 와해된 이후 야쿠자로부터 경영방식을 배워 범죄집단을 소규모화했으며 수익성이 높고 위험성이 낮은 건설업, 연예산업, 금융업, 정보통신(IT)업 등에 진출하는 등 합법적인 기업가 행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박경정은 “양국 폭력조직의 연계는 국내 조폭이 야쿠자에 예속되는 양상이어서 일본의 검은 돈이 흘러들어와 국내 경제에 해악을 줄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98년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업에 일본 자금이 유입된 것에 대해 일본 경찰은 야쿠자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경정은 “국내 폭력조직이 야쿠자와 결탁하면서 범죄가 점점 흉악하고 지능적으로 변하는 추세”라며 “이를 막기 위해 국제공조 수사, 폭력조직의 자금흐름을 차단하는 경제수사기구 설립, 함정수사 및 잠입수사 등 새로운 수사기법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현철기자 cho197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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