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진도 해상서 세월호 배경으로 기념촬영” 논란

2014.05.27 15:07
디지털뉴스팀

길환영 KBS 사장이 세월호 사고 초기인 지난달 19일 사고해역 200m 인근 해상 배 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고 주장이 나왔다.

KBS 노조는 27일 발간된 노조특보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당시 찍은 사진은 길 사장측이 삭제해 확보하지 못했지만 10여명의 진술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KBS 홍보실은 “사장이 현장 중계팀들을 격려한 자리에서 직원들이 잠시 휴대폰으로 함께 사진 촬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이날 특보에서 “길 사장 등 10여명이 KBS가 사고지점 200m 앞에서 근접 생방송을 진행하던 배 위에 찾아와 직원들을 격려하던 중 ‘이왕 온 김에 사진 한번 찍자’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장의 지시에 생방송을 마치고 선내에서 휴식하던 방송요원들이 불려나와 15명 가량이 도열한 채 사진을 찍었다”며 “길 사장이 다른 스태프들도 불러 이번에는 30여명이 모여 한 차례 더 사진을 찍었다”고 폭로했다.

“길환영, 진도 해상서 세월호 배경으로 기념촬영” 논란

노조는 “그들이 페리 선상에서 두 차례 촬영포즈를 취하는 바로 앞 200m 전방에서는 꽃다운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300여명이 세월호 속에 갇혀 생사를 넘나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관광지 등에서 흔히 단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그대로였다“고 전했다.

노조가 인터뷰한 당시 한 참석자는 “자고 있는데 사장이 왔고 사진을 안찍으려고 했는데 사장이 오니까 어쩔 수 없이 찍었다”며 “배경은 세월호였다”고 증언했다.

노조는 길 사장이 이후 증거인멸을 위해 당시 찍은 사진을 삭제했다는 주장도 폈다. 노조는 “당시 일부 고위공직자가 팽목항 부근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해 논란이 일자, 길 사장은 사진을 찍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입단속을 벌였고, 증거인멸을 위해 찍은 사진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어처구니없는 일련의 사태는 재난방송을 주관하는 공영방송의 수장이 대규모 참사 현장을 방문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할지, 바람직한 재난 방송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어떻게 행동하도록 독려하고 지도해야할지 등에 대한 최소한의 철학도 갖추지 못한 상식 이하의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생사를 넘나들던 실종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를 갖추지 못한,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홍보실을 통해 “당시 중계차를 실은 페리는 높은 파도 때문에 주변 항구에 피항해 있던 상태로 구조현장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고, 피해자 가족들과의 접촉도 이뤄질 수 없는 장소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장이 현장 중계팀들을 격려한 자리에서 직원들이 잠시 휴대폰으로 함께 사진 촬영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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