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전히 실세인 듯…사퇴 일주일 만에 검찰 포토라인에 선 우병우

2016.11.06 22:33 입력 2016.11.07 07:25 수정

검찰 등 사정라인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실세 중 실세’ 수석으로 불렸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49)이 6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왔다. 검찰을 떠난 지는 3년7개월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친정에 돌아온 것이다. 우 전 수석은 당당함을 넘어 기자들 질문에 불쾌한 표정을 짓는 등 여전히 정권의 실세 같은 태도를 보였다.

이날 오전 9시55분 검은색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검찰청사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에 관해 책임을 느끼냐’는 질문에 “검찰에서 물어보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답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자신을 소환한 특별수사팀이 아닌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만약 물어본다면 답하겠지만, 물어보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답변으로 풀이된다. 이후 ‘가족회사의 자금 유용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물음에는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2~3초간 질문한 기자를 응시하는 뒤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했다. 이어지는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하며 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 전 수석은 7일 오전 1시 30분쯤 15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중앙지검 청사를 나서면서 “오늘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충분히 다 말씀을 드렸다”고 짧게 말했다. 하지만 가족회사 정강 자금 유용 의혹이나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닫은 채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청사를 빠져나갔다.

우 전 수석은 ‘잘나가는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오랫동안 검사 생활을 한 그는 2008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 부장검사를 역임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사실상 주임검사(대검 중수1과장)였던 그는 2012년과 2013년 잇따라 검사장 승진에서 제외되면서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나섰다. 이듬해인 2014년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지난해 2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올여름 이후 그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고 지난주 수석 자리에서 물러난지 일주일만에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날 오후 박범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은 우 전 수석의 구속을 촉구하는 릴레이 형식 1인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각종 의혹의 중심인물인 우 전 수석을 이제서야 부른 것은 늦어도 한참 늦은 한마디로 ‘황제소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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