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이 돈을 댄 사모펀드를 운영하면서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의 공모 혐의는 대법원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법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 전 장관 일가와 관련된 사건 중 대법원에서 확정된 첫 판결이다.
조씨는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를 운영하며 투자처인 2차 전지업체 WFM을 무자본 인수해 주가를 조작하는 등 모두 20건의 범행을 한 혐의로 2019년 기소됐다. 검찰은 조씨가 정 교수 자금 약 10억원을 투자받은 대가로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회삿돈 1억5700여만원을 정 교수에게 지급한 혐의(횡령), 사모펀드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정 교수와 공모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적용했다. 조씨 측은 사모펀드 투자 계획을 정 교수 측이 알지 못했으며, 정 교수가 건넨 10억원은 투자가 아니라 빌려준 돈이고 1억5700여만원은 그에 대한 이자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조씨의 사모펀드 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로 판단했지만 정 교수와의 공모 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한 것이 이 범행의 주된 동기라는 시각이 있지만, 권력형 범행이라는 증거가 제출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단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1심과 같은 형량(징역 4년, 벌금 5000만원)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조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