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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성과급 40억' 의혹 최윤길, 대장동 사업 초기 '임시 공동대표' 한 몸

2021.10.15 06:00 입력 2021.10.15 10:01 수정
손구민 기자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아파트 모습.  이석우 기자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아파트 모습. 이석우 기자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사진)이 2011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민간 개발 사업체에서 비공식 직함으로 임시 공동대표를 지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 전 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사업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그런데 최 전 의장이 단순한 로비 대상이 아니라 처음부터 대장동 개발 세력과 한 몸이었고, 심지어 이 사업을 주도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그가 현재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하며 성과급 40억원을 약속받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10년 전부터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원년 멤버’였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2010년 3월~7월 대장동 민간 사업을 주도한 것은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와 시행사 씨세븐이다. 당시 두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이강길씨는 삼성물산 출신 김모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 동업자들과 사이가 틀어져 2011년 3월 사업에서 손을 뗐다고 한다.

[단독]'화천대유 성과급 40억' 의혹 최윤길, 대장동 사업 초기 '임시 공동대표' 한 몸

당시 씨세븐 관계자는 14일 경향신문에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김씨는 이 대표가 횡령을 했다고 문제삼으며 쫓아냈고, 그 후 김씨가 사업의 중심을 잡기 위해 임시 공동대표로 나설 수 있는 사람으로 최 전 의장을 지목했다. 이후 남 변호사가 같은 해 7월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이사가 되며 체제가 정착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성남시의원이던 최 전 의장은 대표직을 공식 겸직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공동 대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과 김씨는 2010년 1월 정 회계사의 소개로 친교를 맺었다. 정 회계사는 최 전 의장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장동 사업에서 빼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고 로비 대상으로 지목했다. 김씨는 이후 최 전 의장에게 수백만원어치 명절 선물을 건네고 내기 골프를 치며 일부러 져주기도 했다고 한다. 2010년 6월에는 부하를 시켜 최 전 의장의 시의원 선거 캠프를 도왔다. 김씨는 이강길 대표에게 “최 전 의장 차를 바꿔주자”며 1억원을 건네자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씨와 최 전 의장이 인간적으로 가까워졌다는 게 대장동 사업 초기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최 전 의장은 2010년 말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에게 연결해주기도 했다.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는 이강길 대표의 자문단으로 활동하면서 이 대표 지시로 유 전 본부장과 수 차례 만났다. 유 전 본부장은 그 해 8월부터 성남시설관리공단(옛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대장동 사업을 맡았다.

최 전 의장은 2002~2014년까지 대장동을 지역구로 3선 시의원을 지냈다. 2014년 6월 공직에서 물러난 최 전 의장은 지난 해부터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가 화천대유에서 성과급 명목으로 40억원을 약속받았다는 말도 있다. 최 전 의장은 검찰에 제출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도 등장한다. 이 녹취록에는 “성남시 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 의원에게 20억원. 실탄은 350억원”이라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발언이 담겨 있다. 여기에 나오는 ‘성남시 의장’이 최 전 의장을 뜻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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