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소리질러도 돼요" 구로구 '시끄러운 도서관' 개관

2021.12.21 07:00 입력 2021.12.21 14:13 수정

서울 구로구 구로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마련된 ‘시끄러운 도서관’ 전경|구로구 제공

서울 구로구 구로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마련된 ‘시끄러운 도서관’ 전경|구로구 제공

도서관은 늘 조용하다. 간혹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뛰어다니기라도 하면 관리자로부터 제지를 받는다. 독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구로구 ‘시끄러운 도서관’에서는 누구나 뛰어다니고, 소리 질러도 된다. 서서 책을 읽어도 되며, 책 내용을 가족과 함께 큰 소리로 이야기 나눠도 된다. 이 곳은 오롯이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구로구는 지난 17일 발달장애인들이 마음껏 움직이며 소리내면서 책을 수 있는 ‘시끄러운 도서관’을 개관했다고 21일 밝혔다.

구로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96.34㎡ 규모로 마련한 ‘시끄러운 도서관’은 발달장애인 특화도서관이다. 은평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에서는 두번째 개관이다. 구로구 관계자는 “발달장애인들은 책을 읽고 싶어도 조용한 분위기의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렵다”면서 “발달장애인, 경계선 지능인, 느린학습자들도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히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을 만들자는 취지로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서관에는 발달장애인과 느린 학습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짧은 문장이나 쉬운 구조로 구성된 인지·촉감·소리도서를 비롯해 보호자들을 위한 교육도서, 일반주민을 위한 교양서적 등 1700여권을 구비했다. 이용자들이 신발을 벗고 앉거나 누워 책을 볼 수 있도록 바닥은 온돌로 조성했다. 곳곳에 빈백 소파도 마련했다. 뛰다가 책장 모서리 등에 부딪힐 경우를 대비해 각 모서리마다 완충재도 부착했다. 구는 이용자들의 욕구에 맞춰 책 읽어주기, 자기 표현하기 등 다양한 독서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운영시간은 법정공휴일과 주말을 제외한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이성 구청장은 개관식에서 “‘시끄러운 도서관’이 발달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특별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주민 모두 불편함 없이 생활하는 따뜻한 복지도시 구로를 위해 세심한 정책들을 펼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구로구는 발달장애인의 사회적응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도 운영 중이다. 센터 내부에는 체육관과 교실, 심리안정실 등을 갖췄으며 특수교사, 특수체육교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인력도 상주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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