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이태원 참사’ 수사 종결…‘용두’는 봐주고 ‘사미’는 자르고

2023.01.13 21:10 입력 2023.01.13 22:30 수정

“기관들 과실 중첩” 인재 결론에도

이상민·오세훈·윤희근엔 면죄부

74일간 538명 수사, 6명 구속 송치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원인과 정부의 부실 대응을 수사해온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74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참사 발생 사흘 뒤인 지난해 11월1일 출범한 특수본은 이번 참사를 책임 있는 기관들의 무책임한 대응에 따른 인재로 결론 내렸다. 이 같은 결론에도 참사를 예방하거나 발생 이후 대처했어야 할 주요 기관의 수장들에 대해선 단 한 차례의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했다. 전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 등 6명을 구속했지만, ‘용산’ 너머 있는 행정안전부 장관·서울시장·경찰청장에겐 솜방망이조차 들이대지 못하고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13일 서울 마포구 특수본에서 열린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경찰, 지방자치단체, 소방 등 법령상 재난안전 예방·대응 의무가 있는 기관들이 안전사고를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사전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는 등 예방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군중 밀집 상황에서 신고를 접수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부정확한 상황 판단과 유관기관 협조 부실로 구호가 지연되는 등 과실이 중첩돼 다수의 인명피해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159명이 숨지고 196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의 직접 원인에 대해서는 “폭 3m 남짓한 좁고 가파른 골목에서 인파가 10m에 걸쳐 겹겹이 쌓이고 끼여 발생했다”며 “당시 군중이 액체처럼 움직이는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역에서는 참사 당일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동안 승차 인원(2129명)보다 약 4배 많은 8068명이 하차했다.

특수본은 500여명을 투입해 압수물 14만여점을 확보하고, 사건관계자 538명을 조사했다. 경찰·구청·소방·교통 관계자 등 24명(구속 6명·사망 1명)을 입건해 2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이 구속 송치됐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17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74일간의 활동을 마진 특수본 수사는 ‘용두사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재난안전 예방·대응 의무가 있는 기관들의 잘못으로 참사가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리고서도 주무부처나 상급기관 수장들은 수사대상에 올리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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