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75주년을 하루 앞둔 2일 제주도 4.3평화공원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가족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유족들은 소쿠리에 제사용품을 챙겨 각명비와 행방불명인 표석 앞에서 제사를 올렸다. 하루 아침에 부모·형제를 잃은 이들은 평생 응어리진 가슴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오무열(74세) 할머니는 각명비 앞에서 제사상을 준비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가 외가에서 나를 낳으시고 아버지가 보러 오시는 길에 잡혀가 죽었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으면 아버지가 나 보러 올 일도 없었을 텐데...”
각명비에는 동네별로 희생자들의 이름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었다.
행방불명인 표석에는 시신을 찾을 수 없는 4007기의 희생자 표석이 빼곡하게 놓여 있었다.
지난 31일 제주도는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 회의 결과 희생자 및 유족 5688명이 추가 결정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