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휴진에 ‘대란’ 없었지만 “장기화 땐 어쩌나” 병동엔 한숨만…의대 교수 ‘주 1회 휴진’ 첫날

2024.05.01 06:00 입력 2024.05.01 06:06 수정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일부 휴진에 외래 병동 ‘한산’

환자들 불안 호소…노조 “업무 부담 직원들에 전가” 비판

<b>휴진 안내문만 덩그러니</b>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경상국립대병원 소속 일부 교수들이 하루 휴진에 들어간 3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 관계자가 휴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휴진 안내문만 덩그러니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경상국립대병원 소속 일부 교수들이 하루 휴진에 들어간 3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 관계자가 휴진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서울시내 이른바 ‘빅5’ 병원에 속하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일부 교수들이 30일 수술과 외래 진료를 하지 않고 휴진했다. 이날 병원들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 속에 운영됐고 일부 환자들은 휴진 장기화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곳곳에는 일부 교수들의 휴진을 알리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의 안내문이 붙었다. 비대위는 “남아 있는 교수들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진료 현장을 지킬 것이나 부득이하게 앞으로의 진료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교수들의 휴진 신청으로 직원 여러분의 부담이 늘어나게 돼 대단히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병원을 찾은 이들은 대부분 휴진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면서도 “휴진 때문에 평소보다 병원이 한적하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라면 진료 신청 인원으로 붐볐을 어린이병원 1층은 신경과 쪽만 일부 북적일 뿐 대기석에 빈자리가 많았다. 중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소아과 외래병동을 찾은 김세준씨(45)는 “어린이병원은 원래 올 때마다 북적북적하는데 오늘은 휴진 때문인지 예전의 3분의 1밖에 없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환자들은 불안함을 호소했다. 암병원 접수처 앞에 서 있던 담도암 환자 조모씨(71)는 일부 병원 휴진을 알리는 TV뉴스를 보고 있었다. 그는 “오늘 수혈 일정은 예약을 잡아둔 덕에 휴진이나 의사 파업 영향을 받진 않았다”면서도 “영향을 받게 될 일이 생길까 불안하긴 하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본관에선 연세대 의대 교수들이 ‘오늘 4월30일 하루 휴진합니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안석균 연세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휴진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라 참여 인원은 알 수 없다”며 “전공의와 학생들이 무사히 돌아오려면 의대 증원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 말했다.

2년 전 폐 이식을 받은 오빠와 2주마다 병원을 찾고 있는 보호자 A씨(49)는 “원래는 병실이 꽉 차는데 요즘에는 외과에 빈 병실이 많고 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오빠를 담당하는) 교수님은 이번 파업에 대해 언급도 안 하셨지만 걱정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 휴진으로 인한 진료 일정 조정 부담을 병원 직원과 간호사가 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노동조합은 “교수 휴진으로 3000건에 가까운 검사, 수술, 진료가 변경 및 취소돼 직원들의 업무 고충이 발생했다”며 “휴진 계획을 불과 5일 전에 통지해 환자를 기만하고 직원에게 업무 과중을 부여한 이번 사태를 법치체제를 무시한 ‘의치국가’ 수립 시도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날 의사 38명이 휴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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