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재난 원인 파악할 ‘전문 위원’이 관건

2024.05.02 21:01 입력 2024.05.02 21:58 수정

주요 과제 ‘시스템 문제 규명’

여야 구성 추천, 정쟁화 우려

“기한 최소 2년 필요” 지적도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2일 여야 합의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시민사회계와 재난조사 전문가들은 법안의 의미를 평가하면서도 한계와 제약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참사 발생 551일 만에 ‘진상조사를 위한 최소 요건’이 갖춰졌다는 점, ‘피해자 권리’가 법에 명시됐다는 점은 의의가 있으나 짧은 활동기한 등이 한계로 꼽혔다.

특별법에 따라 설치될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참사 발생 전후 각 기관 재난관리 시스템의 문제점 규명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얼마나 전문성 있는 이들로 특조위가 구성되는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보면 지난 1월 발의됐던 수정안에서 두 가지 조항이 삭제됐다. ‘불송치·수사중지 사건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28조 7항의3)과 ‘압수수색 영장청구 의뢰권’(30조)이다.

여야가 전날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는 각종 조사기록·재판기록 제출 요구권이 통째로 빠지는 것처럼 비춰졌지만 사실과 다르다. 형사재판 기록 요구 권한 등 나머지 권한은 모두 살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불송치·수사중지 사건에 대한 자료요구권이 빠지면서 이태원 특조위는 행정안전부, 서울시, 경찰청 등에 대한 수사 기록 확보는 담보하지 못하게 됐다.

압수수색 영장청구 의뢰권이 삭제되면서 특조위가 쓸 수 있는 ‘압박 카드’가 사라졌다는 지적도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무처장 출신인 이정일 변호사는 “관련 기관이 자료 제출에 소극적인 경우가 많아서 (영장청구 의뢰권) 자체로 협조 요청에 힘이 된다”며 “이 권한이 사라지면 향후 진실을 밝히는 데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 권한의 유무가 특조위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태원참사 태스크포스(TF) 소속 양성우 변호사는 “영장청구 의뢰권 역시 청구 자체가 검찰의 고유 권한이라 과거 조사위에서도 ‘사문화’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참위법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에도 영장청구 의뢰권이 있었으나 실제로 행사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특조위 활동 기한이 최장 1년3개월로 한정된 데 대한 우려도 있다. 이 변호사는 “조사 용역 하나 하려면 3~4개월이 금방 가고 보고서를 쓰는 데도 3개월이 넘게 걸린다”며 “최소 2년은 보장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국회가 특조위 위원으로 누구를 결정하는가는 특조위 활동의 성패를 가를 키나 다름없다. 문제는 특별법이 규정한 위원 추천 및 임명 방식에 ‘갈등 구조’가 이미 내재한다는 점이다. 특조위원은 국회의장 추천 1명과 여야 추천 각 4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여야가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각자의 입맛에 맞는 위원을 추천하고, 위원들이 정파적 주장과 결정을 고집하면 특조위가 정쟁에 휩쓸릴 수 있다.

특조위가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양 변호사는 “재난 원인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를 엄선하고 필요한 경우 재난 조사 실무를 경험했던 이들이 조사위에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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