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 레터] 🍓나답게,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플랫 레터

🍓나답게,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7분 2024.01.05

중꺾그마 Born This Way 저출생 바자렐리 전시회

🧡Season 3🧡 Vol 22 . 2023.12.29 ~ 2024.01.04

나답게,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현 정부의 저출생 정책에 대한 한마디

나답게,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영화 '서울의 봄' 여파인지 새해를 맞아 유난히 "올해의 봄을 희망해보자"는 안부를 건네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 입주자분이 더 생각나는 거 있죠?! '우리의 봄'을 희망하면서 쓰는 2024년 첫 레터입니다.🌸

새해에 어떤 인사로 시작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같이 읽어보면 좋은 칼럼이 있어서 공유합니다.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이 쓴 글이에요.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지내온 여성 예능인, 가수들에 관한 이야깁니다. 지난 연말 시상식을 빛낸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나답게' 나아가는 마음을 다잡아 봐요.

연말 시상식을 챙겨보는 편은 아닌데, 화제가 된 수상소감을 보는걸 좋아합니다. 위로되는 말들이 있어서요. 지난해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전여빈은 '중꺾그마'를 말했습니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겁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라며 불끈 쥔 손을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요. ✨꺾여도 괜찮아요. 계속 나아가는 마음이 있잖아요.🥰

방송인 신기루의 소감도 정말 인상적입니다. 신기루는 SBS 연예대상에서 데뷔 19년 만에 신인상을 받았는데요. 그의 말을 일부 옮깁니다.

"집구석에서 댓글만 보면 사람들이 다 날 싫어하는 거 같은데,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해주셔서 그 힘으로 또 하루를 버티면서 살았습니다."💬

실체 있는 사랑과 관심에 에너지를 쏟자고요. 이진송 발행인은 "추상적이고 실체가 모호한 악의보다, 구체적인 사랑과 살에 닿는 호의가 진실이며 사람을 살린다"고 했는데, 백번 공감합니다. 올해는 더욱더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가는 동료들과 자주 만나고 눈 마주치면서 앞으로 가보자, 다짐합니다.

칼럼에선 래퍼 이영지와 가수 안유진이 지난해 MBC 가요대제전에서 펼친 무대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선보인 'Born This Way'는 레이디 가가의 히트곡인데, 한국에선 검열이 이뤄져 왔습니다. "게이이든, 이성애자이든, 양성애자이든, 레즈비언이나 트랜스젠더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 뜻의 가사가 방송에서 뭉개져 왔던 건데요.

이번엔 "당신이 흑인이든, 백인이든, 라틴 아메리카 혈통이든, 동양인이든, 따돌림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든" 상관없으니 오늘의 당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부분의 가사가 잘 송출됐습니다.👏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다"는 메시지가 비로소 온전하게 퍼졌습니다.🎈

래퍼 이영지는 지난해 'MAMA 어워즈 2023'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이야기를 했어요. 실력으로 입증해도 쏟아지는 비난에 이영지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자꾸 묻습니다. 왜 그렇게 별났는지, 왜 그렇게 생겼는지, 또 어떻게 그렇게 애매한 재능으로 뭔가를 자꾸 이뤄내고 있는지. '왜'는 없었고요. 그저 모든 과정에서 '나'였습니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게 아닐까요?"

글을 보다 보니 "최고의 복수는 즐겁게 사는 것"✔️이라고 말한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가 떠오릅니다.🤭🤗 그는 고교 시절 자신에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잊지 못한다고 하면서 "유일한 복수 방법은 그들보다도 즐겁게 사는 것이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겨운 사람들에게 나의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싸움을 나는 결코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했습니다. 영리한 싸움 방법입니다. 더 크게 웃자, 다짐하는 새해입니다.😀

입주자분들이 희망하는 '각자만의 봄'에 웃음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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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팀 유선희 기자 yu@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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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탓에 여성 고용률 낮다는 '새빨간 거짓말'

📌 전윤정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수록 출생률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이 고용시장에서 출산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취업 이후에도 정부와 기업이 여성의 고용 유지에 더 신경 쓴다면 출생률이 오를 수 있다는 겁니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유럽 중심의 OECD 국가들은 출산 이후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족 정책과 일·가정 양립제도를 젠더중립적으로 재편하거나, 노동시장 차별구조를 완화하는 등 실제적인 노력을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 안 낳는 한국...'집값 상승' 영향력이 컸다

📌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급등한 집값이 아이 출산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를 포함한 주택가격이 오를수록 출산율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2010년 이후부터 심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첫째 자녀를 결정하는 요인에서 '주택 가격 기여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둘째와 셋째로 갈수록 사교육비 기여도가 더 커졌습니다.

✔'엡스타인 명단' 공개와 사회적 공감대

📌 미성년자 성착취 파문으로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 연루자들 실명이 공개됐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앤드루 영국 왕자, 사업가 빌 게이츠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간 엡스타인 사건 연루자들의 명단이 조금씩 알려져 왔지만, 문서가 통째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명단이 약 150명에 달할 것이라고 하니 큰 파장이 있을 듯합니다.

✔뿌리의 '집게손가락 음모론' 설명회, 유저는 한 명도 오지 않았다

📌 근거 없는 이유를 대며 '집게손가락'을 문제 삼은 넥슨 게임 이용자들이 정작 넥슨의 하청업체 뿌리 스튜디오가 연 설명회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뿌리 스튜디오가 직접 손가락 이미지 구현에 관해 설명하겠다고 나선 건데, 이용자들이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겁니다. 뿌리 측은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작업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집게손가락을 넣을 수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집게손가락' 논란을 키운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선 '당첨 확률 0%'의 게임 아이템을 팔다 적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게임 내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알리지 않고 거짓 공지한 사실을 파악, 제작사인 넥슨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 새해를 맞이해 플랫에서 선물을 준비했어요. 전시회 보러 가지 않을래요?🥰

우리의 '눈'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눈으로 보는 게 사물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착시효과'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수많은 착시 속에서 사회를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정신만 차리면 되는 걸까요?

여기, 시각적 착각을 예술로 구현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시각적 착각'을 의미하는 '옵티컬(Optical)'과 '미술(Art)'를 합친 '옵아트(Op Art)'의 창시자 빅토르 바자렐리(1906~1997) 작품을 만나봐요. 옵아트는 착시효과를 활용한 회화를 뜻합니다. 20세기 추상미술의 한 장르로, 1960년대에 대거 등장했습니다.

바자렐리는 도형과 색상으로 자신만의 조형적 언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돌출되거나 함몰돼 보이는 화면, 빙글빙글 회전하는 것 같은 화면 등 착시를 통해 평면에 움직임을 부여한 것이 바자렐리 작품의 특징이라고 해요. 그의 작품을 '시각적 유희'로 볼 것인지 '시각의 착각에 불과한 것'으로 받아들일지는 관람객들의 시선에 달려 있을 거예요.🙂

바자렐리 회고전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옵아트 작품들을 보면서 의식과 감각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바자렐리 전시회에 가고 싶은 분들은 주목해주세요.🙌 레터에서 줄곧 도서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회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신청 방법은 도서 진행과 같습니다. 간단하게 기대평을 적어 신청해 주시면, 선정해 티켓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티켓은 20명(1인 2매)에게 드리려고 마련해두었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청하러가기🖱️

이번 회고전은 바자렐리 작품들을 만나는 자리이지만, 옵아트 선두주자로 영국 미술가 브리짓 라일리(1931~) 여성 작가도 있습니다.🎈 검정과 흰색을 사용한 라일리는 1967년부터 색채에 변화를 주면서 작품에 생동감을 주는 시도를 했다고 합니다. 옵아트의 매력이 참 다채롭습니다.

📢 한 가지 추가로 공유할 소식이 있어서 알려드려요. 지난해 플랫레터에서 진행한 공동체 영화상영 '파도 위의 여성들' 기억하시지요? 이번에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공동상영회를 한다기에 얼른 가져왔어요.😀

여성들의 안전한 임신중지권 보장을 위해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멉니다. 국내 법원은 임신중지약을 제공하는 해외 웹사이트 '위민온웹' 접속을 차단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었죠.🤨 미국 연방대법원에선 먹는 임신중지약 판매 규제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임신중지권은 미국에서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국을 뒤흔들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플랫레터에서 진행한 공동체 영화상영 때 참여하지 못한 분들, 영화를 봤는데 또 보고 싶은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해요. 영화가 정말 좋았기에 강력 추천합니다..! 영화 상영은 1월12일(금) 오후 7시,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진행한다고 해요.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할말있어요] 현 정부의 저출생 정책에 대한 한마디

👀 새해 첫 백일장에선 '현 정부의 저출생 정책에 대한 한마디'를 들어보려고 해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정부의 저출생 정책들을 보면서 입주자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현 정부는 '일·가정 양립'의 중요성을 강 조하고 있고, 그 방안으로 재원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돈을 주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그간 낮은 출생률의 원인이 '성평등하지 않은 사회 구조'에 있다는 여성단체의 지적을 생각해 본다면, 정부가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급등한 집값이 출산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라는 국토연구원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저출생 원인을 단순화해버리는 시도를 올해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 풍조가 만연해 있다"면서 그 원인을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 불륜 등 드라마"로 돌리는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맥을 잘못 짚은 발언도 듣지 않길 바랍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사업까지,, 뒷목 잡게 되는 정책들이 줄줄이 생각이 나는군요.🤯

'여기에 대해서 나 할 말 많았지!!' 하는 분들의 의견 궁금합니다.🤭 자유롭게 한마디씩 보태 주세요. 올해도 자유로운 소통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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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Flat

지난회차 레터를 읽은 독자분들의 피드백입니다.

👤사회정치적 뿐만 아니라 공기처럼 퍼져보인 백래쉬로 절망적인 한해였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간 여성들이 이렇게 많았었네요 마음 한구석 깊숙이부터 뭉클함이 올라와요 저도 멈추지 않고 연대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앞으로도 조금씩이라도 함께 기존의 틀과 벽에 균열을 만들어나갈 것이 기대가 됩니다 이런 기대를 간직하며 더 열심히 한해를 살아나가야겠어요 이번 한해 지치지 않고 뉴스레터 연재해주신 플랫팀 모두 너무 고맙습니다 따듯한 연말되시길 바래요.

👤1년을 요약해서 볼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2023년 마지막 플랫 레터 잘 읽었습니다. 언제나처럼 페미니즘 이슈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제가 플랫을 구독하게 된 게 2023년 들어서인 것 같아요. 플랫과 만나게 된 해라고 생각하니 뜻깊네요:) 플랫팀과 경향 기자님들 올 한 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응원하며 함께할게요! 해피뉴이어!

👤경향신문 플랫팀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경향신문의 레터들이 저의 최애 레터가 되었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From.Flat

입주자분들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셨는지요.🥰

저는 입주자분들이 주신 피드백을 보면서

여느 때보다 더 따뜻하게 시간 보냈답니다.🍵

피드백은,, 정말 사랑이에요.💞

제가 레터를 쓰기 시작했을 때 구독하셨다니,

왠지 더 반갑습니다.😍

계속 '최애 레터'가 될 수 있도록 올해도 파이팅 할게요.:)

입주자분들과 함께라니 올해가 더욱더(!) 기대됩니다.

항상 아낌없는 응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