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2018.02.04 20:57 입력 2018.02.04 20:58 수정
이인숙 기자

[지금 SNS에선]me, too

미국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지난해 10월16일 트위터에 “당신이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면 이 트윗에 ‘나도(me, too)’라고 답해주세요”라고 올렸다. 이 트윗은 2만4000회 넘게 리트윗되고, 답글이 6만800개 넘게 달렸다.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폭로가 촉발시킨 고발 캠페인의 시작이었다. ‘그는 내 의붓아버지였다’ ‘15살 때 3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등 수많은 미투가 줄을 이었다.

사실 미투의 역사는 10년도 더 됐다. 2006년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흑인 사회 내의 성폭행을 알리기 위해 시작했다. 오래도록 수많은 미투가 쌓여 이제 역사를 바꾸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6년 가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계_내_성폭력’ 운동이 시작됐다. 그렇게 용기를 낸 목소리들이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폭발력을 얻었다.

하지만 서 검사의 대리를 맡은 김재련 변호사의 과거 경력과 발언으로 사태는 새 논쟁을 낳았다. 김 변호사가 박근혜 정부가 만든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할머니들에게 양보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과 방송 인터뷰에서 “박상기 법무장관에게 서 검사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이뤄진 게 없었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를 두고 ‘현 정부 흔들기’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mo***은 트위터에서 “김 변호사는 서 검사의 증언의 의도를 의심하게 만들고 ‘me too 운동’을 현 정부에 대한 정치적 공세로 전환시켰다”고 비판했다. @yo***도 “가해자와 덮은 자는 사라지고 박 장관만 나오는 것이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고 썼다. 하지만 “성추행 문제는 그대로 있고 피해자와 약자를 공격하지는 말자”고도 했다. @pa***은 “박 장관이 질책받아야 할 일과 무리한 정치공세에 대한 대응은 분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 변호사는 2일 “염치없는 사람은 부당함에 맞서면 안되나”라고 반박한 뒤 이튿날 변호인단에서 사퇴했다. 서 검사 측은 “범죄 피해 사실을 얘기하는데 의도를 묻고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본질에 주목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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