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번스 ‘올드 랭 사인’

2020.12.28 03:00 입력 2020.12.28 03:05 수정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노래의 탄생]로버트 번스 ‘올드 랭 사인’

‘올드 랭 사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노래로 유명하다. 1788년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스는 예로부터 내려오던 노랫가락을 채록하여 ‘올드 랭 사인’의 악보를 완성했다. 그는 스코틀랜드 음악박물관에 이 노래를 보내면서 “어느 노인으로부터 받아적었을 뿐 나는 작사가도, 작곡가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옛 시절’ ‘오래전부터’쯤으로 해석되는 제목처럼 이 노래를 듣다 보면 회고조의 멜로디가 흘러간 시간에 대한 감흥에 젖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이 노래는 국경을 넘고, 민족을 초월하여 전 세계로 전파됐다. 비비언 리 주연의 영화 <애수>에서 여가수 코니 프랜시스가 주제곡으로 불러서 더 유명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별’ ‘석별의 정’이라는 제목으로 졸업식, 각종 행사의 폐회식 등에서 자주 불렀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 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인 강소천 선생이 노랫말을 붙였지만 원곡의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1942년 안익태가 곡을 붙이기 전까지 애국가의 멜로디로도 사용됐다. 특히 중국땅을 떠돌던 독립군들이 애국가로 불렀고, 가수 김장훈이 ‘독립군 애국가’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1896년 당시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올드 랭 사인’ 멜로디로 애국가를 만들어 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가수와 연주가가 이 노래를 부르고 연주했다. 특히 가는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에 어김없이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올해는 왠지 ‘올드 랭 사인’이 울려퍼지면 울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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