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U, 인·태 국가와 안보·경제 접점 넓히는 까닭

2024.02.05 20:25 입력 2024.02.05 20:26 수정
호세프 보렐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유럽 시민들은 계속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과 중동에서 재발한 전쟁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유럽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이 이동했다는 더 큰 그림을 주지한다. 인·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중요하다.

최근 몇년간 유럽연합(EU)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2020), 인·태 전략 발표(2021), 성공적인 EU·아세안 정상회의 개최(2022), 태평양 국가들과 사모아 협정 체결(2023) 등을 통해 인·태 지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안보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남중국해부터 대만해협, 한반도와 홍해까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구촌은 ‘힘이 곧 정의’인 세상으로 회귀할 위험에 처했다. EU는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고자 한다. 규범 기반의 세계 질서 수호를 위해 EU는 인·태 지역 파트너들을 비롯한 여러 국가와 정기적으로 안보·방위 대화를 개최하며, 점차 구체적이고 협력적인 작전 활동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EU는 아세안 회원국들과 역내 해군 훈련에 참여 중이며, 아시아 파트너 국가의 해군은 아프리카의 뿔 근처에서 펼쳐지는 우리의 아탈란타(Atalanta) 작전에 동참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인·태 지역 국가들이 EU 회원국들의 첨단 역량을 ‘스마트한 안보 조력자’로 활용해 역내 파트너들의 해양 안보, 사이버 안보, 대테러 활동 등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것을 제안한다. 항행의 자유 보호를 위해 EU 회원국들은 이미 EU와 인·태 지역 간 해군전력 배치를 강화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가스에 대한 EU의 과도한 의존으로 인해 큰 비용을 치를 수 있음을 보여줬다. EU는 이 같은 과도한 의존을 낮추기 위해 경제 안보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국경 폐쇄 의미가 아닌 EU 경제의 디리스킹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인·태 지역의 많은 국가와 경제 관계를 구축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EU는 최근 뉴질랜드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인도·인도네시아·태국과는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한국, 싱가포르 및 인도와는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공급망 안정과 다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으며, 녹색 및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의 지속 가능한 확보를 위한 협력을 인·태 파트너들에게 제안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인·태 지역에서 EU 관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지난 2일 인·태 지역과 EU의 외교장관들이 모여 제3차 인·태 장관 포럼을 개최했고, 격년 행사인 EU·아세안 장관급 회의도 이후 예정돼 있다. 전 세계의 지정학적 격변과 패권 경쟁 속에서 이 고위급 회의 개최는 EU와 인·태 지역 국가들이 안보, 번영, 복원력 증진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관련해 강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세프 보렐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호세프 보렐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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