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임 막중한 공수처장 후보, 독립성·능력 철저 검증해야

2024.04.28 18:36 입력 2024.04.28 20:46 수정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로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54·사법연수원 27기)를 지명했다. 지난 1월 김진욱 전 처장 퇴임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권이 밀던 인사가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자 공수처장 임명 절차 자체를 뭉개왔다. 윤 대통령이 어떤 심경 변화로 오 변호사를 선택했는지 알 수 없지만 뒤늦게나마 공수처장 후보가 결정된 것은 다행이다.

2021년 1월 출범한 공수처는 권력형 비리수사 전담 기구로 대통령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 기관이다. 주지하듯 공수처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을 수사 중이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 사건, 이정섭 검사의 비위 의혹 사건 등도 맡고 있다. 국회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오 변호사가 공수처장의 직무를 수행할 만한 독립성과 중립성, 공정성을 갖췄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오 변호사는 1998년 판사로 임관해 울산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성남지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수사 경험이 없는 오 변호사가 공수처 조직을 이끌 능력과 지도력을 갖췄는지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채 상병 특검법’은 공수처장 임명 절차와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 공수처는 채 상병 사건에 기소권이 없고, 기소와 공판 진행은 검찰이 맡는다. 공수처법상 공수처가 수사와 기소를 모두 할 수 있는 대상은 검사와 판사, 경찰 경무관 이상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공수처가 아무리 채 상병 사건 수사를 잘해도 검찰이 정권에 유리하게 기소와 재판을 진행하면 관련자 처벌과 사건의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본 뒤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자는 입장이지만 어불성설이다. 윤 대통령의 공수처장 후보 지명이 특검을 거부하기 위한 명분쌓기 용도라면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공수처는 정치권의 특검 논의에 개의치 말고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공수처는 최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조사했다. 유 관리관은 채 상병 사건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당시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장기간의 지도부 공백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크지만 공수처가 국민만 바라보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을 당부한다.

오동운 고위공직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28일 경기도 과천시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오동운 고위공직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28일 경기도 과천시내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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