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과 없이 끝난 윤·이 회담, 국정기조 전환은 없었다

2024.04.29 20:0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정국 현안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과 국회 과반을 차지한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꼬박 720일이 걸렸다. 덕담으로 시작하고 마무리했지만, 당초 국정 변화와 협치 돌파구를 기대한 것에는 한참 못 미쳤다. 소통 원칙에 공감한 것 외에는 이 대표가 전달한 총선 민심을 윤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듣는 것에 그쳤다. 총선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은 윤 대통령이 일절 변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회담은 이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총선 민심’이라며 사전에 준비한 A4 용지 10장 분량의 원고를 읽으며 시작됐다. 이 대표는 국회·야당을 존중하는 협치 방안으로 과거 법안 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수용을 요청했다.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 의혹 정리”도 제의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와 연구·개발(R&D) 예산 추경 편성 검토도 요구했다. 한반도 위기를 거론하며 이념·가치가 아닌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도 주문했다. 의사 증원을 통한 의료개혁, 연금개혁에 대해선 적극 협조 의사를 밝혔다.

이후 비공개 본회담에선 윤 대통령 답변이 길어져 차담회는 당초 예정한 1시간을 넘겨 135분간 진행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민생회복 특별조치와 R&D 예산 추경 편성은 거부했고,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도 법리적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거부권 행사 유감 표명이나 각종 의혹 해소, 외교안보 기조 전환 등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나마 “자주 만나자”는 최소한의 소통 원칙에 공감한 게 성과라면 성과였다. 이마저도 구체적 회동 형태·일시는 없이 의례적·어음성 발언 성격이 짙다. 대통령실로선 제1야당 대표와 만나는 협치 모양새만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당초 이번 회담에서 윤 대통령의 입장은 국정기조 전환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여겨졌다. 그 점에서 윤 대통령의 ‘기조 불변’ 태도는 정국 대치만 키울 수 있어 유감스럽다. 총선 후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정기조는 옳다”고 했던 데서 전혀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이래선 대국회 관계 변화나 여야 정치의 복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의 환골탈태하는 협치 리더십과 총선 민의에 대한 성찰 없이는 산적한 경제·민생 위기를 타개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소통의 원칙에 대한 공감으로 최소한의 끈을 남긴 회담이었다. 향후 국정 변화와 소통에 대한 윤 대통령의 결심과 의지가 절실하고, 여야 노력도 계속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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