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108배 운동’ 한의사 김재성씨

2006.04.16 17:49

우리는 누구나 몸의 건강과 마음의 평화를 얻길 바란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다. 현실은 몸의 건강을 위한 운동마저 턱없이 부족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건강에 도움이 되려면 1주일에 3번 이상 땀을 촉촉하게 흘릴 정도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 조사결과 성인의 경우 전체의 8.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없어서’ ‘마땅한 운동방법을 찾지 못해’ ‘필요성을 못느껴’ 등이 이유였다. 어떤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꾸준히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람속으로] ‘오체투지 108배 운동’ 한의사 김재성씨

심신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의사 김재성씨(50·미소짓는한의원 원장)가 권하는 ‘오체투지(五體投地) 108배 운동’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김원장은 108배 운동이 ‘국민운동’ ‘제2의 국민체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 운동 효과는 크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오체투지란 불가(佛家)에서 하는 절로 양무릎과 양팔꿈치,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을 바닥에 닿게 해 절하는 방법이다.

-탈모·요통등 치료·예방에 효과-

“운동으로서의 108배는 우리에게 안성맞춤인 운동방법입니다. 완벽한 전신운동이요, 저강도의 유산소 운동입니다. 성인병 치료와 예방, 관리에 적합한 운동이지요. 15분 남짓한 짧은 시간의 운동이지만 효과는 뛰어납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김원장의 108배 운동 자랑은 끝이 없다. 그가 108배 운동을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평소 건강하던 친한 친구가 성인병으로 쓰러졌다가 108배 운동을 한 지 3개월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서였다. 처음에는 믿기 어려웠다. 천주교 신자여서 108배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았던 터라 반신반의하면서 108배 운동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자 당장 효과가 나타났다.

“평소 피로에 못이겨 아침이면 겨우 일어나곤 했는데 1주일이 지나자 가뿐하게 아침을 맞이할 수 있게 됐습니다. 2주일 후엔 소변이 맑아지면서 소변줄기가 힘차게 나왔습니다. 2개월이 되자 듬성듬성하던 머리숱이 몰라보게 빽빽해졌습니다. 하루 종일 허리를 구부리고 침을 놓느라 생긴 만성적인 요통도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108배 운동의 효험을 체험한 김원장은 가까운 지인과 환자들에게 적극 권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좋았다. 가족에게는 강요하다시피 했다. 108배 운동을 시작한 지 6개월쯤 뒤 동네 목욕탕에서 평소 안면이 있던 청년으로부터 “선생님, 몸이 참 좋아지셨네요”라는 말을 들은 다음날부터다.

“청년의 그 말을 듣고 얼마나 기쁘고 신이 났는지 몰라요. 그날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세 아이를 불러놓고 ‘선언’했죠. 내일부터 아침 6시에 한 사람도 빠짐없이 108배를 해야 한다고. 난데없는 일에 가족의 불만은 많았지만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강행했습니다. 좋은 것은 함께 나누는 것이 사랑이라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김원장은 108배와 관련된 자료를 모으면서 절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운동 효과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동작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불가의 오체투지는 무릎관절에 충격을 주기 쉽다는 점도 고려했다. 연구 끝에 몇가지를 보완해 ‘운동으로서의 108배’를 만들었다.

-일련동작 통해 마음의 평정 찾아-

108배 운동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검증된 적이 있다. 2004년 5월 동국대 강남한방병원에서 30대와 40대 직장인 남녀 각 2명을 대상으로 108배 운동 전후의 몸 상태 변화를 측정한 결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지표도 높아졌다. 또 복부 비만을 유도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주범인 코티졸은 수치가 크게 낮아졌다. 실험대상자 중 108배를 꾸준히 해온 사람에게서 이같은 효과는 더 컸다.

[사람속으로] ‘오체투지 108배 운동’ 한의사 김재성씨

김원장은 108배 운동의 뛰어난 점은 정신건강에도 매우 유익하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합장하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일련의 동작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절로’ 마음의 평정이 찾아오고, 마음의 눈이 열리면서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2의 국민체조 정착돼야-

그는 자신의 가족이 함께 108배 운동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평소 아침 잠이 많던 식구들이 아침형 인간이 돼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은 체력을 회복하면서 성격이 밝아지고 매사 적극적으로 변했습니다. 학습 집중력도 높아져 바라던 대학에 무난히 들어갔습니다. 부부나 가족관계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꾸중할 일이 있을 때 큰소리나 체벌 대신 함께 108배를 하면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김씨처럼 108배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 많다. 주로 불교신자들이지만, 천주교·기독교 신자나 일반인도 적지 않다. 특히 국악인 김영동씨는 사회문화운동으로 108배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올해 초 108배를 할 때 도움이 되는 ‘생명의 소리’란 음반을 냈다. 물소리·새소리·빗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대금·단소가 어우러진 명상음반으로, 낭송되는 108개의 글을 들으면서 108배를 할 수 있다. 그의 소망은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수만명이 108배를 하는 장관을 연출해 전세계에 우리의 108배 운동을 알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김원장이 주위 사람과 환자들에게 108배 운동을 권하면서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절은 꼭 108번을 해야 하나’ ‘무릎관절에 해롭지 않나’란 질문이 대표적이다.

“중요한 것은 절 운동을 통해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고 평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108배든, 107배든, 109배든 전혀 상관이 없겠죠. 심신을 닦는 일은 종교를 초월해 모든 사람에게 해당될 겁니다. 또 제가 권하는 108배 동작은 무릎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릎근육을 강화시켜 줍니다.”

김원장은 오체투지 108배 운동이 자신에게는 천명(天命)과 같다고 했다.

“여러분,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얼굴에 미소를 살짝 짓고 하면 더 좋습니다. 절하는 동안 가슴 속에서 행복감과 평화로움이 신선하고 맑은 샘물처럼 솟아오를 겁니다.” 김원장은 최근 그동안의 경험을 정리해 ‘하루 108배, 내몸을 살리는 10분의 기적’이란 책으로 펴냈다.

〈인터뷰/노응근 편집국 부국장 han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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