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국민의당 오세정 당선자 “독일 메르켈 총리도 물리학자”

2016.04.27 22:39 입력 2016.04.27 22:42 수정

그에게 ‘물리학자가 정치를 잘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국내 물리학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즉각 답이 돌아왔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물리학 박사다.”

오세정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7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20대 국회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오세정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27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20대 국회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4·13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2번으로 뽑힌 오세정 당선자(63) 이야기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 과학자’였다. 1998년 한국과학상을 수상하고 2011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장관급)도 지냈다. 그런 그가 정치를 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학계에 명예롭게 남을 수 있는 사람이 왜 ‘구정물’에 뛰어드느냐”며 말렸다.

오 당선자는 27일 서울 마포 당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정치를 하면 욕은 많이 먹지만, 지금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는 조언이 나를 움직였다”고 말했다. “물리학이 복잡한 현상에서 중요한 것을 찾아내 인과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생각하는 패턴이 정치와 다르지 않다”고 자신감도 비쳤다.

오 당선자는 특히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미래 먹거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비례대표 1·2번에 과학자를 영입하기로 한 점에도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에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고 하면서, 나는 어땠나 돌아봤다”며 “과학계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전달하는 통로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오 당선자는 “국회에 들어가면 경제발전의 기반이 될 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 기술이 뒤처져 추격할 때는 정부 역할이 중요했지만 이제 민간의 창의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20대 국회에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공공기관에서 해제하는 법안을 내겠다”고 했다. 그는 “연구기관은 자율적으로 연구하고 혹시 실패해도 괜찮은 일에 도전해야 하는데, 코레일 같은 기관이랑 같이 묶여서 정부 통제를 받으면 그렇게 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 당선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희망한다. 평생 학생들을 가르쳐 온 만큼 대학교육과 대학입시를 바꾸는 일에도 기여하고 싶기 때문이다.

오 당선자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 구조조정이 일반화될 것”이라며 “대학이 20대 재학생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구조조정된 사람들을 재교육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바뀌어야 한다. 핀란드가 외환위기 때 이런 ‘대학 구조조정’으로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입시가 정부에 따라 자주 바뀌지 않게 하기 위해 정부와 독립된 ‘미래교육위원회’를 만드는 것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오 당선자는 총선 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직을 내려놨다. 그는 “다음 총선에 지역구에 나서지 않고, 4년 동안 전문성을 살려 열심히 일하겠다”며 “한국의 미래를 위해 노력한 정치인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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