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비판 역풍…결국 고개 숙인 정의당

2017.11.23 21:55 입력 2017.11.23 21:58 수정

이정미 대표·김종대 의원 사과 “탈북 병사 치료에 헌신 감사”

당원 연쇄 탈당 부른 ‘메갈리아 사태’ 재연 우려 발빠른 대응

‘탈북 병사’ 의료정보를 공개한 이국종 교수가 의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 뒤 비판에 직면했던 정의당이 23일 결국 고개를 숙였다.

당원들의 연쇄 탈당과 지지 철회 파문을 불러온 지난해 ‘메갈리아’ 사태를 우려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국종 교수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과정에서 부담을 안기게 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김종대 의원은 귀순병사 수술 과정에서 군 당국과 언론의 태도를 문제 삼은 것”이라며 “환자의 몸을 다루는 것에 대한 언론과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을 성찰하자는 취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파문 당사자인 김 의원도 이 교수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한 공방으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태가 수습되면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화합을 위해 이 교수를 만나 다시 한번 사과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병사 회복을 위해 헌신하신 이 교수 노고에도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탈북 병사의 몸에 있던 기생충, 분변 등 의료정보가 상세히 공개된 것을 ‘인격테러’라고 비판하면서 환자 정보 비공개를 규정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교수가 “말이 말을 낳는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고 항변하면서 김 의원에 대한 여론 질타가 거세졌다. 당원게시판에도 김 의원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수십건 게재됐다.

이 대표와 김 의원 사과로 당내 반발은 가라앉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동안 비슷한 유형의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촛불정부인 현재 여권보다 진보적인 정체성으로 존재감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여론 반발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정당과 진보정당의 딜레마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당 관계자는 “진보적인 가치 추구가 때론 여론을 거스를 수 있어 고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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