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야당 대표 회담 성과는?···30년간 두 번뿐

2024.04.29 11:43 입력 2024.04.29 14:21 수정

역대 대통령들은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주요 정책 처리를 앞두고 제1야당 대표와 회담을 했다. 대통령들은 이런 회담을 ‘조커’ 같은 최후의 카드로 활용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담이 성과를 낸 사례는 단 두 번에 불과하다.

특히 모범 사례로 꼽히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한나라당 대표의 회담은 2000년에만 7차례 이뤄졌다. 여러 번의 소통 끝에 결과가 나온 셈이다. 기존 사례를 보면 짧은 만남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가장 적극적으로 제1야당 대표와 만난 대통령이다. 임기 중 총 8차례 야당 대표와 회담을 했고, 그 중 7번이 이회창 전 대표였다. 김 전 대통령은 여소야대 정국을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풀어가려 했다. 2000년 4월24일 회담에서 국민 대통합 정치, ‘영수회담’ 수시 개최 등 11개 의제에 합의했다. 영수회담 수시 개최는 이후 정국을 풀어가는 열쇠가 됐다. 당시 정부가 추진하던 의약분업으로 의료 대란이 벌어지자 2000년 6월 영수회담을 통해 돌파했다. 의약분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되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이 전 대표와 합의하면서 의료대란 출구를 확보했다. 여소야대, 의정 갈등 등의 상황이 현 윤석열 정부와 흡사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야당 대표와 만나 성과를 냈다.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9월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통해 ‘세계 금융위기 공동대처’ 등 7개 항목의 합의를 이뤄냈다. 반면에 그에 앞서 2008년 5월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났을 때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미 쇠고기 협상을 앞두고 손 전 대표를 만났다. 이 전 대통령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손 전 대표는 한·미 쇠고기 협상을 문제 삼아 이 전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외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만남은 대부분 소통했다는 명분만 확인하거나 이견만 드러내고 끝나는 자리였다. 1996년 4월18일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회담했다. 김 전 총재는 “오해가 많이 풀렸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별다른 회담 성과나 합의문은 없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두 차례 제1야당 대표를 만났다.

노무현 정부 때도 영수회담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5년 9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박 대표가 수락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와의 회담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3자 회동만 있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회담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4월13일이다. 남북정상회담을 2주 앞둔 시기였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와 만났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홍 전 대표는 북핵 폐기, 한·미동맹 강화 등을 강조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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