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인 원폭 피해자들 만나 “늦게 찾아봬서 죄송”

2023.05.19 21:18 입력 2023.05.19 22:58 수정
유정인·히로시마 | 유설희 기자

역대 대통령 첫 만남…“동포들 고통 겪을 때 고국이 함께하지 못해 사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 간담회를 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 간담회를 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늦게 찾아뵙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일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 시내 한 호텔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만나 “우리 동포들의 원폭 피해는 자의든 타의든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이기 때문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 극심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고통과 슬픔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희생되신 동포분들과 여러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국 대통령이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수차례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동포들이 피폭을 당할 때 우리는 식민 상태였고, 독립이 되었지만 힘이 없었고, 공산 침략을 당해 어려웠다”며 “동포들이 고난과 고통을 당하는데 대한민국 정부, 국가가 곁에 없었다”고 했다. 또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 와서 우리 동포가 슬픔과 고통을 겪는 그 현장에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피폭 피해자와 민단 관계자 등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공동 참배를 두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령비는 1970년 재일동포 모금으로 세워졌다. 당초 일본 측 반대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밖에 있던 위령비는 1999년 재일동포와 일본 시민사회 등의 노력으로 공원 안으로 옮겨졌다. 권양백 히로시마 민단 고문은 “두 살 때 원폭을 맞았다. 피폭자로서 앞으로 원폭 기념공원 안에 들어갈 텐데 선배 영령들을 저세상에서 만나면 대통령님이 오셨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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