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달 초 서해 도서 기습 점령훈련

2011.04.21 02:59
박성진 기자

공기부양정 동원 ‘이례적’… 합참, 긴급 대비훈련 실시

북한군이 이달 초 공기부양정을 이용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해 도서를 기습 점령하는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7일 인천 강화도 서남단 일원에서 긴급 대비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훈련에는 이례적으로 해군이 ‘불곰사업’을 통해 도입한 러시아제 무레나 공기부양정까지 동원됐다.

군 관계자는 20일 “북한 4군단 소속 특수부대원들이 서해 도서를 대상으로 한 기습 상륙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한·미 양국의 정보당국에 포착됐다”면서 “이에 따라 합참은 강화도 서남단 일원에서 대응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군의 상륙을 저지하는 훈련에는 수도군단과 해병대 2사단,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육군특전사령부 등이 참여했다”면서 “해병대원들이 실제로 무레나 공기부양정을 타고 훈련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이 3척을 보유하고 있는 무레나는 길이 31.6m, 폭 14.8m의 공기부양정으로, 병력 130명을 태우고 최대 시속 102㎞로 운항할 수 있다.

합참이 무레나를 북한군 상륙수단으로 가상하고 훈련을 실시한 것은 북한이 무레나를 보유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무레나를 수입하게 해달라고 러시아 측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지금까지 무레나를 보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북한군은 무레나를 모방해 자체 개발한 공방급 공기부양정 130여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부양정은 무레나에 비해 기동성과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방급은 30~40명의 병력을 태우고 시속 80~90㎞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북한군이 달 없는 밤에 공기부양정을 탄 특수부대원들을 레이더 사각지대인 서해안 갯벌지대의 물골(밀물과 썰물의 흐름이 세찬 곳)을 통해 기습 침투시킬 경우 우리 군이 이를 포착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미 양국군 수백명은 다음달 중순에도 북한 특수부대의 서해 도서에 대한 공기부양정 기습 침투에 대비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백령도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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