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걸그룹, 미키마우스는 '김정일의 명제 실천'

2012.07.11 16:29 입력 2012.07.11 20:14 수정

가슴선이 노출되는 등 몸매가 드러난 미니원피스와 굽이 높은 킬힐 구두에 안무까지…. 남한의 ‘걸그룹’을 연상시키는 북한의 파격적인 여성 공연단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TV 등으로 전해진 지난 6일 평양의 모란봉악단 시범공연에는 남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파격적인 여성 그룹이 선보였다.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직접 지도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모란봉악단의 첫 무대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5명의 보컬 여성이 노래하며 율동하는 모습은 남측 방송을 틀어놓은 듯했다. 무대 장식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레이저 조명이 남한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공연의 내용이나 진행형식에서도 기존의 집단주의 체조나 딱딱한 자세로 영도자 미화에 치중하던 점과 다르다. 모란봉악단의 마이크와 악기를 든 여성들이 무대 위를 종횡무진 누비며 자본주의 대중예술과 비슷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 연주자가 멋진 솔로연주를 하거나, 드러머가 흥에 겨워 몸을 흔드는 것 역시 예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또한 ‘백설공주’ ‘미키 마우스’ 등 미국의 만화 캐릭터까지 등장했다.

이런 모습들은 젊은 지도자 김정은의 등장을 계기로 북한이 문화 분야에서 일부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공연 하나로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선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시대변화에 맞춰나가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1일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공연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제를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소개했다.

조선신보는 ‘제1위원장의 발전전략은 장군님의 친필명제 관철’이라는 글에서 “김일성 주석님 탄생 100돌을 경축하는 열병식장에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의 (김 제1비서)구호가 울려 퍼진 이래 조선에서는 세계를 향한 새로운 도전과 분별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며 “모란봉악단의 공연은 그 단적인 실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친필명제는 2010년 4월 김일성종합대학의 전자도서관 준공식 때 친필로 ‘자기 땅에 발을 붙이고 눈은 세계를 보라’고 쓴 문구를 가리킨다.

조신신보는 다만 “음악공연에 디즈니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경제건설의 현장에서 세계적 추세에 대한 언급이 되풀이돼도 조선에는 적대국이 기대하고 바라던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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