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맞서 광화문…거리로 '세 결집' 나선 제1야당

2019.10.03 17:57 입력 2019.10.03 18:07 수정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3일 거리로 나섰다. 당원을 총동원해 보수성향 시민단체·개신교계가 개최한 광화문광장 일대 집회에 합류한 것이다. 별도 집회를 마련해 ‘문재인 하야’를 외친 이른바 ‘태극기세력’과 거리를 뒀지만, 제1야당이 보수 진영 일부의 극단적 주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수사 소환 마감 전날 대규모 집회에 결합한 것을 두고 세를 이용한 ‘수사 회피용’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5일 서울 서초동에서 진행되는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에 대거 참석하는 등 여야 거대 정당이 ‘거리 정치’로 맞붙는 형국이다.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 결집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에도 불참하면서 집회 준비에 총력을 쏟았다. 한국당은 ‘文(문)정권 심판, 조국 구속’ 등이 적힌 손팻말을 준비했다. 광화문·서울시청 일대 도로엔 전국 각지에서 당원들을 싣고 온 버스가 촘촘히 들어섰다.

한국당 ‘투톱’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비판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황 대표는 연단에 올라 “대통령이 도대체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조국(법무부 장관)에게 배후가 있다. (문 대통령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정을 파탄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제가 앞장서겠다”며 “우리의 아들·딸들이 망가진 문재인 치하에서 살지 않도록 모든 걸 던져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단군 이래로 최악의 정권”이라며 “이제는 그들의 홍위병을 풀고 200만명을 운운하고 있다. 그들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바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 서초동 앞 ’검찰개혁’ 집회 규모가 200만명에 달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듯 ‘세 과시’에 신경을 썼다. 한국당은 집회가 시작된 직후 기자들에게 ‘오늘 규탄대회 참석 인원은 국민과 당원을 포함해 총 300만명 이상’이란 추산을 발표했다. 사회를 맡은 전희경 대변인은 집회 도중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자유시민이 가득 찼다”고 했다.

하지만 제1야당이 ‘하야’, ‘탄핵’ 등 극단적 주장이 난무한 집회에 당원을 동원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애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극우’ 개신교계가 주도하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운동본부’가 기획한 집회인 만큼 ‘과격한 구호’는 충분히 예상됐던 바다.

당의 ‘얼굴’로 꼽히는 인물들은 연단에 올라 극단적이고 과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홍준표 전 대표는 현장에서 “내란죄, 여적죄, 민생파탄죄, 국민분열죄를 범한 문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한다”며 ‘국민 탄핵 결정문’을 발표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악의 대통령 독재자 문재인을 파면이나 하야시키려면 우리가 뭉쳐야 한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문재인 빨갱이 기생충을 청와대에서 끌어내는 태극기혁명을 하자”고 말했다.

태풍 ‘미탁’으로 이재민·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피해를 입은 다음날 집회 동원에만 집중했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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