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5·18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이 열린 18일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여야 지도부가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도 손을 흔들며 이 곡을 제창했다. 4년 전만 해도 보수정당 지도부는 제창을 거부했다. 5·18을 상징하는 이 곡은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사실상 제창을 금지당했다가 논란 끝에 2017년부터 다시 불리고 있다.
이날 여야 지도부와 여권 대선주자들이 광주에 총출동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 대표 권한대행,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은 기념식에서 ‘우리들의 오월’이라고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왼쪽 가슴에 파란 배지를 달았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두관·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 여권 대선주자들도 광주를 찾았다. 앞서 광주에 머물렀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5·18행사에 참석했다.
송 대표와 김 대표 권한대행은 ‘주먹밥 조찬’을 함께 했다. 주먹밥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노점상인 등이 시민군에게 건넨 음식이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조찬 자리에서 자신도 대학생이었던 5·18 당시 군부 독재에 저항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는 동지”라고 말했다. 조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해졌다.
김 대표 권한대행은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희생당하고 아픔당하고 계신 많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희생당하신 분들, 부상당하신 분들 모두 오늘의 민주화를 이끌어낸 주역”이라며 “그분들의 정신을 이어가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는 게 뜻을 받드는 길”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를 넘어서 광주 정신으로 하나가 되는 느낌을 가졌다”며 “헌법이 개정될 때가 온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5·18 정신을 3·1운동과 4·19운동 이념과 함께 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정신으로 할 수 있는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정신은) 이미 당 정강·정책에 다 들어가 있다. 개헌 논의가 이뤄지면 그런 부분이 토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