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강원지사 '공천 코미디'···김진태 급사과에 '공천 번복'

2022.04.18 19:25 입력 2022.04.18 23:59 수정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국회 앞 농성장에서 5·18과 불교 관련 문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진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국회 앞 농성장에서 5·18과 불교 관련 문제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6·1 지방선거 강원지사 후보를 황상무 전 KBS 앵커와 김진태 전 의원 간 경선으로 선출하기로 18일 결정했다. 황 전 앵커를 단수공천했다가 탈락한 김 전 의원이 반발하자 번복한 것이다.

김행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후보의 경선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 14일 황 전 앵커를 강원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했다. 당시 김행 대변인은 김 전 의원의 탈락 사유에 대해 “과거 (김 전 의원의) 일부 발언들이 국민 통합에 저해된다는 게 중요한 결정 포인트였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반발하며 국회에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황 전 앵커가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힘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아 윤 당선인의 TV토론 준비를 도왔던 점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심’(윤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김 전 의원을 경선 전 배제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결정을 4일 만에 번복했다. 김 대변인은 결정을 번복한 이유로 김 전 의원 사과를 들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앞 단식 농성장에서 2019년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설 등을 제기한 공청회를 공동 주최한 것과 2015년 대한불교조계종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보호 요청을 수용한 것을 두고 “공권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사과했다. 김 전 의원은 공청회 주최에 대해선 “국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면서 “앞으로 다시는 5·18 민주화 운동의 본질을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조계종을 향한 발언에 대해 “국법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발언했지만, 분명 과했다”면서 “전국의 고승대덕 및 불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전 의원 사과에 대해 “오늘 (김 전 의원)본인께서 사과말씀을 했고, 그것에 대해 진정성 있다고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두 후보 경선 결과는 오는 21일부터 실시되는 이틀간 여론조사를 거쳐 23일 나온다.

공관위의 번복을 두고 국민의힘의 허술한 공천 과정이 드러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 공천을 두고 곳곳에서 윤심이 어른거린다는 우려가 나왔다. 김진태 전 의원 외 박성효·박맹우·이혜훈 전 의원 등 지역에서 인지도가 있는 예비후보들이 컷오프하면서 윤심 논란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과 인연이 있거나 가까운 인사들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기 위해 경쟁자들을 사전 배제한 것이란 시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심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결국 김 전 의원이 강하게 나오니까 공관위가 물러선 그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 사과가 진정성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이 이날 사과한 불교계를 향한 과거 발언은 7년 전 했던 말이고, 공청회 공동 주최는 3년 전이다. 김 전 의원은 당시 공청회가 논란이 됐을 때도, 자신은 공동 주최만 했을 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제서야 “그 행사에서 나온 일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대해선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경선 기회를 얻기 위해 입장을 바꾼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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