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이 뉘 땅인데···그들만의 ‘새만금 땅따먹기’

2023.02.07 15:51 입력 김창효 선임기자

새만금 동서대로 전경. 전북도 제공

새만금을 둘러싼 ‘영토 전쟁’이 다시 시작했다.

바다를 메워 생긴 땅을 놓고 군산시와 김제시가 서로 ‘자기 땅’이라며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다툼에 이어 새만금 동서도로, 신항만~김제신 진봉면 4차선 도로(16.47㎞)를 놓고 관할권 다툼이 다시 불붙었다.

전북 김제시는 7일 새만금 동서도로와 외축 신항만 관할권과 관련 ‘선 관할권 이정 행정구역 논의’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군산시는 “터무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동서도로는 2013년부터 8년 동안 국비 3637억원을 들여 2020년 개통했다.

김제시는 2021년 대법원 판결로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권이 귀속된 만큼 이 곳을 기점으로 하고 진봉면을 종점으로 하는 동서도로 관할권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김제시는 오는 17일 열리는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새만금 동서도로와 외측 신항만 관할권 조정을 앞두고 김제시로 관할권을 인정해 주고 난 뒤 행정구역을 논의하자며 ‘선 관할권 인정 후 행정구역 논의’를 주장하고 있다.

군산시는 김제시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반박한다. 동서도로는 군산시가 공유수면 관리자로서 120여년 동안 예산과 행정력을 부담해 관리해왔 뿐만아니라 주민 360여 명이 거주하는 시 행정구역의 일부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두 지자체간 다툼 대상이 되는 동서도로는 군산시가 주장하는 해상 경계선 북쪽에 있지만, 대법원에서 김제시 관할로 판시한 2호 방조제보다 남쪽에 있기도 하다. 군산시와 김제시가 각각 관할을 주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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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신항만 조감도. 해양수산부 제공

신항만 관할권도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신항만은 새만금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화물을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계획된 국내 최초 인공섬식 항만이다. 대형부두 9선석 규모로 2026년 선박 입항을 목표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김제시는 새만금 2호 방조제 관할권이 김제로 결정된 만큼 방조제 외측에 있는 신항만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군산시에 자치권이 있는 비안도와 무녀도 사이에 항만이 있어 당연히 논쟁거리가 안 된다는 의견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누구 한쪽의 말만 듣고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본다”라며 “지자체와 주민들의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에 우선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조정 결과를 지켜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지자체들이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며 관할권 다툼을 벌이는 이유는 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409㎢ 광활한 용지가 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전주시 면적의 2배 크기로 미래 도시 지형을 바꿀 만한 엄청난 규모다.

또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을 인정받으면 자연스럽게 수변도시 등 새만금의 노른자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스마트 수변도시는 새만금 2호 방조제 옆에 조성된다. 122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10.4㎞ 길이의 제방공사, 준설·매립공사를 차례대로 진행해 오는 2023년 6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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