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농구 챔프전은 ‘허씨네 가족드라마’

2024.05.06 20:15 입력 2024.05.06 20:16 수정

형 허웅, 승부처마다 활약 ‘승부사’

동생 허훈, 링거 투혼 ‘최다 득점’

봄농구 챔프전은 ‘허씨네 가족드라마’

5일 막을 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한 편의 가족드라마였다. 농구 대통령으로 불렸던 허재의 두 아들 허웅과 허훈이 맹활약하면서 경기를 이끌었고, 각종 기록을 쏟아냈다.

형 허웅은 부산 KCC의 챔프전 우승을 주도하며 2023~2024시즌 KBL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챔프전 들어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당 평균 33분22초를 소화했고, 18.8점 5.4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득점은 라건아에 이어 팀 내 2위, 어시스트는 1위다.

특히 승부사 기질이 돋보였다. 이번 챔프전은 2차전부터 매 경기 접전이었는데 승부처마다 득점하고, 막판까지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였다. 승부처에서 득점을 뜻하는 클러치별 득점은 4.7점을 기록했는데 양 팀 통틀어 가장 많다.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1997~1998시즌 PO MVP에 선정된 이후 26년 만에 대를 이은 MVP 수상이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다.

허웅의 활약 덕분에 KCC는 부산 연고 프로구단으로는 최초로 21세기 들어 우승한 팀이 됐다.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1992년, 축구단 부산 아이파크는 전신인 대우 로얄즈가 1997년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다.

수원 KT에서 뛰는 동생 허훈은 개인 활약만 놓고 보자면 이번 챔프전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챔프전 기간 경기당 평균 26.6점으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이 득점했다. 준우승팀 선수임에도 MVP 투표에서 21표나 얻으며 형 허웅(31표), 라건아(27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투혼도 최고였다. 감기로 몸 상태가 100%가 아닌데도 링거를 맞아가며 경기에 임했고, 매 경기 활약하며 승부를 끝까지 몰고 갔다. 허훈은 5차전에서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였지만 29득점으로 양 팀 합해 최다 득점을 올렸다.

허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동생하고 어제는 링거를 같이 맞았고, 오늘은 집에서 같이 나왔다”면서 “동생이 감기에 걸려 기침하느라 잠을 못 잘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경기장에 오면 내색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저도 감동했다”고 동생을 치켜세운 허웅은 “농구에 대한 진심을 보면서 저도 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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