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삭발투혼 넘은 생존투혼…메달의 벽은 못 넘었다

2021.07.25 22:05 입력 2021.07.25 23:12 수정

여자 유도 강유정 ‘필사적 감량’

목 마름 참고 머리까지 깎았지만

체력 저하로 48㎏급 32강 탈락

[Tokyo 2020]삭발투혼 넘은 생존투혼…메달의 벽은 못 넘었다

‘삭발 투혼’이란 말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때는 없었다. 사실, 투혼이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여자 유도 48㎏급 강유정(25·순천시청)이 지난 24일 올림픽 유도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 지오다구 무도관에 삭발한 채 등장했다.

짧은 머리 스타일로 도쿄에 왔지만, 얼마 되지 않는 머리카락마저 파르라니 깎아버린 것은 계체 때문이었다. 올림픽 유도 종목은 경기 전날 오후 7시30분부터 8시까지 예비 계체를 한다. 계체를 위해 평상시 몸무게에서 5㎏ 정도를 뺀 강유정은 계체 직전까지 350g 정도 몸무게가 초과됐다. 이후 물조차 마시지 않으면서 무더위에도 바깥으로 나가 러닝을 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여전히 기준을 150g 정도 넘자 미련없이 머리를 밀었다.

결국 강유정은 계체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상 컨디션을 놓치고 말았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지난 21일 도쿄 현지에 도착해 짧은 현지 적응 기간을 가진 탓에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다. 감량에 힘을 뺀 후 첫 경기인 32강전에서 스탄가르 마루사(슬로베니아)와 만난 강유정은 경기 시작 27초 만에 배대뒤치기로 절반을 얻었지만, 지구력에서 열세를 보이며 세로누르기 한판으로 경기 시작 2분여 만에 패하고 말았다.

강유정은 경기 후 “어제 몸에 있는 수분을 최대한 빼려고 하다 탈수증세로 쓰러졌다”며 “몸무게를 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으로 머리카락을 밀었다. 머리카락은 내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한 강유정은 2019 안탈리아그랑프리 동메달, 2019 뒤셀도르프 그랜드슬램 은메달 등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면서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끝내 첫 번째 도전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강유정은 “올림픽 첫 경기에서 패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비록 도쿄 올림픽은 아쉬운 성적으로 마쳤지만,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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