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2020

형들의 배려에…‘백호’가 살아났다

2021.08.02 21:13 입력 2021.08.02 21:23 수정 요코하마 | 김은진 기자

2번 타자로 출전 4타수 4안타 활약 “선배 덕분에 압박감 이겨내”

올림픽 야구 시작 이후 잠들었던 강백호(22·사진)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대폭발했다.

강백호는 2일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녹아웃스테이지 2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타율 0.395를 기록하며 대표팀 4번 타자로 중용된 강백호는 이스라엘·미국과 차례로 만난 조별리그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타선 전체의 부진 속에 리그에서 가장 잘 치던 강백호의 허무한 스윙은 대표팀을 더 위태로워 보이게 했다.

꿈에나 등장하던 올림픽은 천하의 강백호에게도 압박감을 주었다. 그러나 ‘강철 멘털’의 강백호가 돌아오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강백호는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에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4번 타자로 시작했는데 더 잘하고 싶고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많이 강했던 것 같다. 사실 압박감이 조금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대표팀은 지난 1일 녹아웃스테이지 1라운드였던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부터 타순에 변화를 줬다.

2번으로 이동한 강백호는 첫 안타를 개시했고 2일 이스라엘전에서는 1회 무사 1루와 2회 2사 1루, 4회 무사 1루에서 계속 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강백호는 한국이 7점을 쏟아낸 5회말에는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려 이번 올림픽 첫 타점도 뽑았다.

강백호는 “배려해주셔서 타순을 옮겼고, (양)의지 형과 (김)현수 형이 ‘부담은 선배들이 가질 테니 후배는 형 믿고 자신있게 하라’고 하셨다. 그 덕분에 압박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고 중심 타선을 채워준 두 선배에게 감사하며 “어제 워낙 짜릿하게 이겨 오늘 낮경기 피로가 크지 않았다. 모레 준결승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원문기사 보기
상단으로 이동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경향신문 뉴스 앱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