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中 부부젤라 업체가 승자”

2010.07.13 18:06 입력 2010.07.13 23:16 수정
김창영 기자

로이터 분석… 남아공 흉악범·인접국가 등은 패자

사상 처음으로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의 승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었다.

로이터통신은 13일 남아공월드컵의 경기 외적 측면을 결산·평가하면서 5명의 승자와 3명의 패자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확실한 승자는 돈방석에 앉은 FIFA였고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한 개최국 남아공도 승자에 속했다. FIFA는 중계권료와 마케팅을 통해 2009년 이후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남아공도 ‘범죄국가가 과연 월드컵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의 꼬리표를 떼면서 이미지 개선의 큰 성과를 보았다.

나머지 세 승자는 뜻밖이었다. 그 중 대표적인 주인공이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다. 친구(남아공월드컵 국내조직위원장)의 딸과의 혼외정사를 통해 딸을 낳아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은 주마 대통령은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엄호를 받으며 월드컵을 차단막으로 삼았고, 대회가 진행되면서 비판 열기는 잠잠해졌다.

노사 협상도 월드컵을 통해 대성공을 거뒀다. 국영전력회사로 파업이 금지된 에스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8.5% 임금인상, 주택수당 1000랜드(약 15만원)를 거부하고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대회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한 남아공 정부는 9% 임금인상을 제시해 급한 불을 껐다. 수당까지 합치면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을 받아낸 횡재였다.

나라 밖에서는 중국의 부부젤라 제조업체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부부젤라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면서 남아공에는 큰 이익이 없었지만 중국 항저우시 인근의 닝보에 있는 ‘닝하이 징인’ 플라스틱 회사는 하루에 2만5000개의 부부젤라를 생산하며 ‘띵호아’를 연발했다.

집을 숙박업소로 제공하려던 남아공 시민들, 월드컵을 계기로 한탕 재미를 보려던 흉악범들은 패자로 분류됐다. 숙박시설이 동날 것이란 예상은 불안한 치안, 경기침체 등과 맞물려 보기좋게 빗나갔다. 많은 돈을 들여 집을 개조하고 홈스테이 손님을 받으려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치안 강화로 범죄 발생률은 눈에 띄게 줄었다. 관광 특수를 누리려던 인접국가들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해 패자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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