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지원 정책 변화” 격노…코웃음 친 네타냐후

2024.04.05 15:02 입력 2024.04.05 15:16 수정

바이든, 네타냐후와 30분 통화하며 최후통첩

“이스라엘 지원, 민간인 보호 조처 따라 결정”

네타냐후 ‘두 국가 해법’ 부정…NYT “굴복 안 해”

모호한 제재 방안·유대계 표심도 한계로 꼽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대책을 즉각 세우지 않으면 지금까지 견지하던 이스라엘 지원 정책을 수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군의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차량 폭격 사건에 미국 정부의 인내심이 폭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 갈등이 극에 치달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향방도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약 30분간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주의 활동가 공격과 전반적 인도주의 상황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 인도주의 고통, 구호 요원들의 안전을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조치를 발표하고 이행해야 한다”며 “미국의 정책은 이스라엘 조치를 평가해 결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즉각 휴전’이 가자지구 인도주의 상황을 안정시키고 민간인을 보호하는 필수 사항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즉각 휴전을 이스라엘 지원 문제와 엮어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 정책 변화를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는 개전 후 줄곧 하마스의 기습을 받은 이스라엘 방어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용인해왔다. 최근엔 이스라엘에 F-15 전투기 50대와 대규모 정밀유도탄을 판매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의회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외신들은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WCK 차량 폭격으로 활동가 6명과 팔레스타인 통역사 1명이 사망하자 미국 정부가 결국 최후통첩을 날렸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한 발언 가운데 가장 날카로웠다”고 평가했고, 바이든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 소속 크리스 쿤스 미 연방 상원의원도 CNN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제 끝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사실상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해온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강행하려는 국제사회 움직임은 하마스 등 테러 단체에 피난처를 제공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인은 이를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굴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강한 어조로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무기 지원 중단 또는 사용 제한 메시지를 내지 않았고, 이스라엘이 어느 수준으로 민간인 보호 계획을 마련해야 대이스라엘 정책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 모호하게 말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대계 유권자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처지다. 유대인 국립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존 한나는 “하마스와 이란, 레바논 헤즈볼라는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발생하는 균열을 즐기고 있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적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전쟁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WCK 폭격 진상조사도 뇌관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다”며 “결과를 참모총장에게 제출했고 국방장관과 총리에게도 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사 내용을 명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조만간 대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WCK는 성명을 내고 “독립적인 수사만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보장할 수 있다”며 숨진 활동가들의 국가인 미국·영국·호주·캐나다·폴란드가 중심이 된 제3자에 의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엔 공격 당시 통신 기록과 영상 자료 등 모든 증거를 보존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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