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경제 성장’ 내세운 중도우파 대통령 선출

2024.05.06 16:10 입력 2024.05.06 16:47 수정

5일(현지시간)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시티에서 지지자들과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 당선인이 파나마시티에서 지지자들과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미 파나마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 경제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중도우파 호세 라울 물리노 후보(65)가 당선됐다. 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에 이어 파나마에도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남미를 휩쓸던 ‘핑크 타이드(온건 좌파 정당이 집권하는 현상)’에 제동이 걸렸다.

파나마 선거재판소(TE)는 6일 오전 2시(현지시간)까지 개표를 96.95% 진행한 가운데 34.36%를 득표한 목표실현당(RM) 물리노 후보의 당선을 확정했다.

중도 성향의 리카르도 롬바나 후보(50)는 24%대 득표율로 ‘깜짝 2위’에 올랐다. 중도좌파 여당 소속인 호세 가브리엘 카리소(40)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율(5.83%)에 그쳤다.

물리노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연설에서 “친 투자, 친 민간기업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시장 친화적 개방 정책 추진을 예고했다.

변호사 출신인 물리노 당선인은 치안부 장관, 법무부 장관, 외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경제성장률 연 7% 달성,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공공사업 프로젝트 추진, 대규모 철도 건설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파나마는 최근 신용 등급이 하락한 데 이어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 운하 운영 위기, 주요 구리 광산 폐쇄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불안정하다. 크리티카 등 파나마 언론은 이번 대선 결과가 부패 척결보다는 부채 감소와 경제 성장을 바라는 민심을 반영했다고 짚었다.

이 밖에 물리노 당선인은 자국에 이민자가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콜롬비아와 파나마 사이 국경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공약도 냈다. 남미와 북미를 연결하는 지역에 있는 파나마는 남미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넘어가기 위해 밀입국하는 주요 환승 장소다. 지난해 약 50만 명의 이민자가 남미에서 파나마로 밀입국한 것으로 추산된다.

물리노 당선인은 치안부 장관을 지내던 2013년 북한 선적이 미신고 무기를 실은 채 파나마운하를 지나가려 한 이른바 ‘청천강호 사건’ 당시 주요 의사결정권자이기도 했다. 당사 파나마 검찰은 불법무기 운송 등 혐의로 청천강호 선장과 선원 30여 명을 기소했다.

물리노 당선인은 당초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나섰다. 하지만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이 국가 예산 전용, 횡령 등 혐의로 출마 자격을 박탈당하자 급하게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투옥을 피해 니카라과에 망명을 신청했다. 이후 물리노 당선인은 대선 출마 자격 시비에 휘말렸고, 대법원은 선거 이틀 전인 지난 3일에서야 그의 출마를 허용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물리노 당선인은 투표 직후 주파나마시티 니카라과 대사관에서 지내는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을 찾아 정국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마 언론들은 물리노 당선인이 취임하면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리노 당선인은 오는 7월1일 취임한다. 임기는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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