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교수들이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들과 손을 잡았다. 일부 교수들은 시위를 해산하려 몰려든 경찰 앞을 막아서다 체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1960년대 베트남전에 반대하며 반전 운동을 벌였던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 교수를 중심으로 교수와 학생 간 반전 연대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버라 데니스 인디애나대 교수(64)는 교내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무단 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데니스 교수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분노를 표하고,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그곳(시위장)에 갔다”며 “경찰의 해산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내 손목을 끈으로 묶었다”고 WSJ에 말했다. 아넬리스 올렉 다트머스대 교수(65)도 지난 1일 내 표현의 자유 침해 등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 교내에서 학생들과 함께 체포됐다.

지난달 29일 뉴욕 컬럼비아대 농성장 앞에는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교수 수십명이 서로 팔짱을 끼고 경찰 앞에 섰다. 경찰은 시위 해산을 막은 교수 4명을 체포했다. 이 밖에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에모리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들도 반전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의해 줄줄이 체포됐다.

학교 측의 과도한 시위 진압에 반대한다며 연명에 나선 교수들도 있다. 텍사스주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지난 2일까지 학교 소속 교수·학자 700명 이상이 불필요하게 공권력을 캠퍼스에 불러들여 학생과 교직원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제이 하첼 총장의 사임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인디애나대에서도 3000명 이상의 교직원, 학생, 동문이 농성 시위와 관련한 교칙을 ‘날치기 식’으로 바꾸고, 경찰과 시위대의 대립을 고조시켰다는 이유로 패멀라 휘튼 총장의 사임을 촉구했다.

로버트 코언 뉴욕대 교수는 교수진이 체포 위험을 무릅쓰고 시위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