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후 한달, 그러나 비극적인 상황은 여전

2015.05.26 16:14

지진으로 밑동만 남은 다라하라 타워가 있는 네팔 카트만두. 25일 오전 11시56분이 되자 스피커를 통해 네팔 국가가 울려 퍼졌다. 꼭 한 달 전인 4월25일.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그 시간이었다. 주위에 모인 수 백명은 56초간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희생자를 위한 애도 묵념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한 달 전 대지진과 지난 12일 이어진 강력한 여진으로 지금까지 네팔에서는 8654명이 사망했고 2만2000명이 다쳤다. 가옥 50만 채도 무너졌고 이재민도 수십만 명이 발생했다. 유엔은 “인구 30%가 피해를 입었다”고 집계했고 유니세프는 “5세 이하 어린이 7만 명이 영양실조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지진이 발생한지 한 달이 됐지만 비극은 여전한 형국이다. 아직도 집 밖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달째 학교 운동장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는 텐징 셰르파(12)는 AP통신에 “우리 집은 좀 갈라졌지만 살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무서워서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카트만두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도나텔라 로치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땅이 흔들리지 않아도 흔들리는 것처럼 느끼는 ‘지진 숙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도 “지진이 발생한 지 한 달이 됐는데 정신적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20개국 이상이 구호에 참가했지만 가시적인 복구는 요원해 보인다. 유엔은 “단기 지원을 위한 목표 모금액인 4억1500만 달러(4526억 원)의 20% 정도밖에 모으지 못했다”며 모금 참여를 호소했다. BBC는 25일 “거처, 음식 등 구호물들이 너무 더디게 피해지역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느린 정부 때문에 네팔 사람들의 불평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적십자 소속 구호대원은 힌두타임스를 통해 “물품이 제대로 쓰이고 말고를 따지기에 앞서 진짜 문제는 아직도 물품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열악한 상황 속에서 힘들게 지내다보면 질병 등 다른 위험도 초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음 달 몬순(우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산사태와 홍수 등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가뜩이나 더딘 복구 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게 분명하다. 네팔 기상학자 라젠드라 슈레스타는 “지진으로 지질에 균열이 생기면서 산사태에 더욱 취약해졌다”며 “7,8월 비가 많이 내리면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걱정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