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타는 것 같아” 체감온도 50도 육박…동남아 덮친 폭염

2024.04.29 16:35 입력 2024.04.29 17:23 수정

필리핀, 휴교 등 대책 마련

태국서도 30명 열사병 사망

폭염이 덮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자신의 딸을 물로 씻겨주고 있다. AP연합뉴스

폭염이 덮친 필리핀 마닐라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자신의 딸을 물로 씻겨주고 있다. AP연합뉴스

폭염이 동남아를 덮치며 온열 질환과 모기가 번져 각국이 휴교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8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필리핀 교육부는 29~30일 전국 공립학교 대면 수업을 전면 중단하고 원격 수업을 한다고 밝혔다. 필리핀 교육부는 교실 대부분에 에어컨이 없어 기록적인 폭염 예보에 온라인 전환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필리핀 체감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며 일부 공립학교와 수도 마닐라의 일부 지역 학교는 이미 대면 수업을 중단한 상태다. 한 고등학생은 “견딜 수 있는 일반적인 열기가 아니다. 열기가 피부를 태우는 것 같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한 교사는 현지 라디오에 “지난 며칠 동안 학생과 교사의 고혈압, 현기증, 실신에 대한 보고가 이미 있었다”고 밝혔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마닐라는 지난 27일 38.8도를 기록했다. 1915년 5월 이후 최고 기온이다. 필리핀 기상청은 앞으로도 체감 온도가 최고 46도에 달하는 등 5월 중순까지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 탓에 전력 공급에도 부하가 걸렸다. 필리핀 전체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루손섬에서도 예비 전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필리핀은 물론 주변 동남아 국가도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태국에선 올해 열사병으로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수도 방콕은 최고 기온 40도를 넘겼고 체감기온이 52도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27일 최대 전력 수요가 3만6356㎿에 달해, 지난 22일 세웠던 기록을 경신했다. 미얀마도 한때 기온이 45.9도까지 치솟았다.

통상 동남아는 3월부터 5월까지가 건기에 해당해 폭염을 겪는데, 올해는 특히 엘니뇨 현상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다. 엘니뇨는 태평양 중부와 동부 적도 부근의 수온이 평년보다 상승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이다.

인도네시아는 모기를 매개로 퍼지는 뎅기열 발병 사례가 전년 동기 1만5000건에서 지난달 3만5000건으로 급증했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엘니뇨 기후 패턴으로 인해 건기가 길어지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모기의 수명도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현지 안타라통신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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