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이어 ‘양광 100’ 휘청…중 부동산 기업 연쇄 디폴트 우려 현실화

2021.12.06 21:29 입력 2021.12.06 21:33 수정

2천억원대 채무 못 갚아
“유동성 문제” 선 그은 당국
은행 지준율 0.5%P 인하로
경기 안정화 돌파구 모색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중국 당국의 리스크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양광(陽光·선샤인) 100’이 이날 만기 도래한 1억7000만달러(약 2014억원)의 채권 원금과 이자 890만달러(약 105억원)를 갚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양광 100의 디폴트는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디폴트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터져나왔다. 헝다그룹은 지난 3일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채권자로부터 2억6000만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유동성 위기 때문에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헝다그룹은 그동안 채권 이자 만기 유예기간에 맞춰 가까스로 이자를 지급하며 위기를 넘겨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지자 공식적으로 디폴트 발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헝다는 당장 6일까지 8249만달러(약 976억원)의 달러 채권 이자를 갚아야 할 처지다. 오는 28일에는 2억4300만달러(약 2875억원)의 또 다른 달러 채권 이자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갚지 못하면 헝다그룹은 다음달 만기되는 7건의 달러 채권 이자에 대해서도 연쇄 디폴트를 낼 가능성이 크다.

업계 25위 규모인 자자오예(佳兆業·카이사)는 7일 4억달러(약 4700억원) 규모의 달러 채권이 만기되는 가운데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채권자들에게 18개월 만기 연장을 요청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했다. 부동산 기업들이 연쇄적인 디폴트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일단 헝다 사태 등이 개별 기업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헝다그룹 사태 등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9%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 등에 미칠 후폭풍이 작지 않은 만큼 당국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만일 정책 완화가 없다면 내년 주택 판매와 신규 착공이 20% 하락하고 관련 투자가 10% 이상 감소해 경제 경착륙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속한 경기 둔화 와중에 헝다 등의 연쇄 디폴트 위기까지 발생하자 중국 정부는 지급준비율 인하를 결정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문을 통해 오는 15일부터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설명 자료에서 이번 지준율 인하로 1조2000억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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