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헝다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

2021.12.09 22:43

국제 시장서 첫 공식화…연쇄 디폴트 가능성 높아져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9일 파산 위기에 휩싸인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헝다의 디폴트가 국제 시장에서 처음으로 공식화된 것이다.

피치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헝다가 지난 6일까지 상환이 유예된 채권 이자 8250만달러(약 976억원)를 지급했는지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자사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헝다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돼 회사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피치는 채권 발행자가 채무 불이행을 했으나 파산 신청과 같은 회수 절차를 개시하지 않고 회사가 계속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을 ‘제한적 디폴트’로 정의한다.

헝다는 지난 6일까지 지급했어야 할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졌지만, 그동안 헝다와 채권 보유인,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았다. 피치의 등급 조정으로 국제 시장에서 헝다의 디폴트는 공식화됐다. 헝다의 총 부채는 약 3000억달러(352조9500억원)다. 앞서 또 다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S&P)는 “헝다의 디폴트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건설을 재개하는 데 큰 진전이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이자 미지급은 헝다그룹의 회사채에 ‘채무불이행사유’가 발생한 것으로서, 헝다의 다른 미 달러 회사채는 총액 25% 이상의 채권수탁기관이나 보유자가 신고하면 즉시 지급 만기가 도래하게 된다고 밝혔다. 헝다가 역외에서 발행한 달러 채권 규모는 총 192억달러(약 22조7000억원)가량이다. 오는 28일에는 2억4300만달러(약 2875억원)의 또 다른 달러 채권 이자 만기가 도래한다. 다음달 만기되는 7건의 달러 채권 이자에 대해서도 연쇄 디폴트를 낼 가능성이 크다.

한편 올해 들어 현재까지 헝다 주가가 87%가량 떨어졌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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