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중재 요청받은 중국 “전쟁 종식 노력”…중재자로 나설까

2022.03.02 12:34 입력 2022.03.02 14:58 수정

 중 왕이, 우크라 외무장관과 통화

‘중립’ 표방 중, 기존 입장 되풀이

 전문가 “러시아도 요청하면 동참”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왕이 중국 외교부장.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우크라이나가 중국에 전쟁 중단을 위한 중재를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표면적 ‘중립’을 표방해 온 기존 입장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모두 중재를 요청하면 중국이 중재자로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1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2일 밝혔다. 이날 통화에서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에게는 전쟁을 끝내는 것이 최우선 임무이고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개방적 태도를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길 원하며 정전 실현을 위한 중국의 중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첫 번째 회담이 구체적 성과 없이 끝난 이후 중국 측에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해 중재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왕 부장은 “현 상황을 최대한 완화해 충돌이 격화하거나 통제 불능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중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협상을 통해 해결책을 찾길 호소하며 정치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모든 건설적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중국의 기본 입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일관된 것”이라며 “시종일관 각국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하고, 지역의 안보가 군사집단을 확장하는 것으로 실현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하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에 따른 러시아의 안보 우려도 이해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다만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외무부 발표 내용을 인용해 왕 부장이 이날 통화에서 “중국은 외교를 통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는 이 발언이 포함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를 근거로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중재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이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를 극도로 우려한다는 왕 부장의 발언을 전하며 “중국이 이번 물리적 충돌이 러시아가 묘사하는 ‘특별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전쟁이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욕을 보였다”고 해석했다.

중국세계화센터 설립자인 헨리 왕은 블룸버그에 “이번 통화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이며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라며 “만약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모두 중국을 중재자로 초청한다면 중국은 아마도 동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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